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스포츠계 사건·사고 소식

"성실한 심판이었는데 안타깝다" 28년 베테랑 심판, 예상밖 해고징계에 야구계 술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민호 심판위원./OSEN DB


[OSEN=광주, 이선호 기자] "안타깝다'.

한국야구위윈회(KBO)는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민호 심판위원과 계약을 해지를 결정했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 경기 중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판정 관련 실수 및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그 공정성을 훼손한 심판위원 3명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심판 조장이었던 이민호 심판위원에게 심판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인 계약해지 중징계를 내렸다. 주심을 맡은 문승훈 심판위원은 규정이 정한 정직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무급) 징계했고, 정직이 종료되면 추가 인사 조치하기로 했다.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과 관련해서는 정직 최대 기간인 3개월 정직 징계를 결정했다.

사태는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 경기에서 벌어졌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이재현 타석 때 볼카운트 0B-1S에서 2구를 볼로 판정했다. 5구를 던지고 나서야 NC 강인권 감독이 문승훈 주심을 향해 2구가 스트라이크인데 볼로 선언했다고 어필했다. 심판들이 경기를 중단하고 PC로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이었다.

OSEN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이민호(오른쪽에서 두 번째) 조장을 비롯해 4심이 모여 3회말 2사 2루 삼성 이재현 타석 때 스트라이크인 ABS와 다른 볼 판정에 대한 NC 강인권 감독의 어필에 대해 합의를 하고 있다. 2024.04.14 / foto0307@osen.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판들이 논의를 했고 이민호 심판 조장은 마이크를 잡고 “김지찬 선수가 도루를 할 때 투구한 볼이 심판에게 음성 전달될 때는 볼로 전달이 됐다. 그렇지만 ABS 모니터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이 됐다. NC 측에서 그걸 어필했지만 규정 상 그 투구가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을 해서 정정이 돼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서 카운트대로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심판들도 ABS 현장 요원과 모니터를 통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확인했으니 ABS 판정 자체를 은폐한 것은 아니다. 대신 주심이 왜 볼로 콜을 했는지 설명을 해야 했다. 주심은 음성으로는 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논의 과정이 문제가 됐다. 이민호 심판 조장이 "우리가 빠져나가려면 음성은 볼로 해야 합니다"며 기계적 오류로 몰아간 것이 고스란히 TV 생중계가 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허구연 총재는 직접 긴급회의를 주최하고 심판 3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19일 징계대상 심판들이 참석해 소명을 했고 심의결과 해고를 포함한 중징계를 내렸다. 이번 사태로 리그의 명예와 위신을 크게 훼손했다고 본 것이다. 공정성에 흠집을 내면 일벌백계하겠다는 KBO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OSEN

이민호 심판위원./OSEN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중징계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계 현장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한 야구관계자는 "이민호 위원이 성실하고 능력있는 심판이었다. 선수들과 감독들의 신뢰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일이 터져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시에 "해고는 지나친 것 아니냐"며 28년동안 KBO리그에 기여했는데 한순간에 경력을 단절시키는 징계가 과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팬들의 곱지않은 시선에 비해 KBO리그의 구성원들 사이에는 동정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볼판정 오심 정정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시범경기 때부터 현장에서는 어필시효를 넘겨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태블릿 PC에 결과값이 늦게 표출되는 문제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개막을 했다. KBO는 보완조치로 더그아웃에 통신장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비디오판독처럼 최초 오심이 나왔을 때 바로 정정했다면...' 이라는 가정이 씁쓸하게 됐다. /sunny@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