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과제라며 뒤로 미루거나 대비 안 하면 책임 방기하는 것"
"中, 北주민에 국경 개방하면 北정권 종말…탈북민 송환 배경"
빅터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8일(현지시간) 한반도의 통일은 갑자기 찾아올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통일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대담에서 "통일은 소위 연착륙 형태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1국가 2체제'나 30년에 걸친 점진적인 통합 따위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항상 위기 후 균형, 다시 위기 후 균형과 같은 역사를 거쳐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차 석좌는 "문제는 정부가 한국 국민이 통일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통일은 장기 문제이니 뒤로 최대한 미루자'라고 하거나, '통일은 그저 위험하고 돈이 드는 일이니 얘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거나, '통일의 여건을 만들지 않겠다'라고 한다면 이는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차 석좌는 지적했다.
차 석좌는 "반면 시민들이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당장 내일 통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통일 준비가 됐는지 질문을 던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선출직 공무원이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할 자기 일이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한반도 통일이 북한 세습 정권의 종말 또는 북한 주민에 대한 중국의 국경개방 등 2개 방식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군부 독재자에 의해 통치된다고 하더라도 그가 경제정책에 관해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면서 한국과 경제협력을 할 개연성이 있다"면서도 "지도자 개인을 우상화하는 정권에선 협력이 불가능하다"라고 판단했다.
차 석좌는 또 "중국이 탈북민을 북송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북한과의 국경을 열 경우 그것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것을 중국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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