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이슈 뮤지컬과 오페라

연습 중 뇌사한 30대 연극배우, 새 삶 선물 후 하늘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연극배우 故 주선옥.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연극 연습 도중 뇌출혈로 쓰러지며 뇌사 상태에 빠졌던 연극배우 주선옥(38)이 장기 기증을 통해 생명을 살린 후 세상을 떠났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0일 뇌사 상태였던 연극배우 故 주선옥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장기 기증을 통해 심장, 폐, 간장, 신장(왼쪽·오른쪽)을 2명에게 기증한 후 숨졌다고 18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 4일 연극 연습 중 갑자기 쓰러지며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유족의 동의 아래 심장과 폐는 남성 환자에게, 간장과 좌우 신장은 여성 환자에게 기증됐다. 추후 안구 이식 수술도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가족은 “5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아 황망하지만, 평소 선행을 베풀며 장기 기증에 대해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故 주선옥은 1986년생으로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의 연극 작품에 출연했으며 기독교 관련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고인의 장례가 치러졌던 11일은 故 주선옥이 연출한 세월호 10주기 추모 공연 ‘너를 부른다’의 첫 무대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2월10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국내 누적 장기 기증 희망 등록자의 수가 178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으로 국내 누적 희망 등록자 수는 178만3283명이었다.

본부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을 통해 파악한 2023년 장기 기증 희망 등록자 수는 8만3362명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20%가량 증가한 결과다. 희망 등록자의 성별에서는 남성이 37%(3만867명), 여성이 63%(5만2495명)로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장기 기증 희망 등록자 수가 늘었음에도 매일 7.9명의 환자가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이식 대기 환자는 2013년 2만6036명에서 2023년 5만1857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국내 장기 기증 희망 등록자가 178만명을 넘어섰지만, 국민의 56%가 장기 기증에 서약한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며 “한국형 각막은행 설립처럼 실제 장기 기증을 활성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