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원픽, 마이너장르 TS웹툰으로 日서 인기
"일본 픽코마서 여성독자 비율 30%"
웹툰 '용사 파티 때려치웁니다' 일본판 표지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TS 장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까?
작중 남성 캐릭터가 여성으로, 혹은 여성 캐릭터가 남성으로 변하는 성전환(Trans-Sexual)을 다룬 장르다. 2016년 개봉해 367만명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도 일종의 TS물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마이너 장르로 분류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웹소설·웹툰 독자들 사이에서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
15일 TS 웹툰 '용사 파티 때려치웁니다'(이하 용파때)를 기획한 스튜디오 원픽의 김태원(35) 파트장, 손창민(32) PD를 만나 이 장르를 웹툰으로 풀어낸 과정을 들어봤다.
스튜디오원픽의 김태원 파트장(우)과 손창민 PD(좌) |
'용파때'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재된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이다.
주인공 마법사 라니엘이 검사와 성녀 등으로 구성된 용사 파티(집단)에서 쫓겨난 뒤 모종의 사건으로 여자로 변해 라니아라는 이름의 마법 아카데미 교수가 되어 제자들을 이끄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남자였던 주인공이 여자가 된다는 설정이다.
TS 장르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거부감을 고려해 각색 과정에서 원작의 스토리 구조를 많이 손봤다.
손 PD는 "원작에서는 라니엘(라니아)이 남자인 기간이 길고, 여성으로 변하게 되는 사건은 좀 뒤에 등장한다"며 "남성 주인공에게 이입하던 독자들이 '갑자기 여자가 됐어?'하고 반발 심리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예 1화부터 성별이 뒤바뀌는 장면을 넣었다"고 말했다.
김 파트장도 "처음에 웹소설 전개를 그대로 따온 웹툰 초안을 한 번 만들어봤는데, 주변 지인에게 보여주니 TS 설정이 부각돼서인지 다들 살짝 거부감을 갖더라"라며 "그 부분만 넘어가면 재미있는 요소들이 참 많은데 독자가 이탈하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원작과는 반대로 구성하는 형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원픽 로고 |
이 웹툰은 국내 스튜디오에서 제작했지만, 일본 독자를 한국보다 먼저 만났다.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인 픽코마에서 지난해 10월 1일 처음 작품을 선보였고, 한국에는 올해 1월 18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 중이다.
제작사인 스튜디오 원픽이 카카오픽코마의 자회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용파때'가 일본 시장에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손 PD는 "이 작품은 하나의 에피소드가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연 캐릭터를 차례로 다루면서 세계관이 넓어지니 (비슷한 구성의) 출판만화를 읽어온 일본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방식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공개 후 픽코마에서 스마툰(웹툰) 신작 부문 1위, 스마툰 판타지 장르 1위에 올랐다.
통상 TS 장르는 남성 독자들이 많지만, '용파때'는 일본 여성 독자들도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파트장은 "픽코마에서 남성향 작품의 경우 남녀 비율이 9대 1 정도"라며 "'용파때'의 경우 남녀 비율이 7대 3 정도 되고, 그 여성 독자 중 대다수가 전 회차를 열람했다"고 이야기했다.
처음부터 여성 독자를 염두에 두고 주요 캐릭터 디자인을 고민한 결과기도 하다.
손 PD는 "여자 주인공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른바 '원탑물'이다 보니 남녀 독자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했다"고 떠올렸다. 스튜디오 원픽은 '용파때' 이외에도 일본 시장을 우선 겨냥한 다양한 작품을 제작 중이다.
2021년 2월 설립된 뒤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나는 EX급 헌터다' 등 여러 웹툰을 일본에서 먼저 선보여왔고 이후 한국, 프랑스 등 세계 시장에 차례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노블코믹스(웹소설 원작 웹툰)는 물론 오리지널 웹툰도 개발 중이다.
김 파트장은 "3년 전 노벨피아에서 독자 반응이 좋던 웹소설 3개를 계약했다"며 향후 스튜디오 원픽에서 '용파때' 외 노벨피아 웹소설 원작 웹툰 2편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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