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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지환아 이겨내야지" 말렸던 염경엽 감독…왜 결국 주장 교체 받아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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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처음에는 (오)지환아 이겨내야지 했는데,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줄게 했죠."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주장 교체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LG는 12일 잠실 두산전 도중 "주장이 오지환에서 김현수로 교체됐다"고 알렸다. 개막 18경기 만에 갑작스러운 변화였다.

LG 관계자는 "오지환이 주장으로서 부족함이 있다고 계속 생각했었고, 주장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든 점이 있었다. 야구에 집중하고자 주장직을 내려놓고 싶다고 감독님께 요청을 드렸고, 감독님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면 의아할 법했다. 오지환은 지금까지 주장의 임무를 너무도 잘 수행해 왔기 때문. 오지환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면서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LG가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사적인 시즌의 주장으로 이름을 남겼다. 오지환은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선대 회장이 우승 염원이 담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2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126경기에서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은 아니었지만, 유격수 경쟁자들 사이에서는 돋보였고 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도 인정을 받았다. 시즌을 다 마치고는 LG와 6년 총액 124억원에 이르는 대형 FA 계약을 진행하면서 완벽한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팀도 오지환도 시즌 초반 잘 풀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 18경기에서 타율 0.238(63타수 15안타), 4타점으로 부진하기도 했고, 팀도 6위까지 떨어지자 주장으로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졌다고 한다. 오지환은 주장을 바꾸면서 팀 분위기를 바꾸길 염 감독에게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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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전적으로 그냥 지환이를 도와주고 싶었다. (주장의 부담감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른데, 작년에 정말 잘 해냈는데 작년에 하면서도 엄청 힘들어 했다. 지환이는 엄청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잘 해내려고 하고, 잘하고 싶어 한다. 야구도 잘해야 하고, 여러 가지를 잘하고 싶은데 작년에도 엄청 어려워 했다. 힘들어하면서도 잘 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 해내다 올해는 (부담감이) 이제 세게 온 것이다.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동안 열심히 주장으로 정말 100% 자기 임무를 해 준 것을 생각해서 '그래 좀 편하게 해라'하고 바꾼 것이다. 수고했고 고맙다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선수단도 12일 경기를 앞두고 미팅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리더로 활약한 오지환에게 감사를 표했다. 내야수 구본혁은 "(김)현수 형이 옛날에도 주장을 했었고, 누구 하나 팀은 바뀐 게 없으니까. 똑같이 갈 것 같다. 선수단 미팅에서는 지환이 형이 고생했으니까. 지환이 형한테 고생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그동안 주장은 오지환이었지만, 선수단 리더는 사실상 김현수였기에 염 감독과 선수들 모두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염 감독은 "현수랑 지환이가 사실상 거의 같이 공동 주장을 했다고 보면 된다. 현수가 약한 점은 지환이가 채워줬고, 지환이가 약한 점은 또 현수가 채워줬다. 지환이는 합리적이라면 현수는 약간 더 꼰대다(웃음). 이게 조합이 아주 좋다. 아마 현수가 주장을 해도 지환이는 그 임무를 분명히 할 것이다. 주장 완장만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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