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107구째 153㎞라고?' 국대 에이스 사력투, LG도 감탄했다…"155㎞ 찍던데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직구 구속이 155㎞까지 찍었잖아요. 진짜 좋은 투수라고 생각해요."

LG 트윈스 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는 두산 베어스 국내 에이스 곽빈(25)의 투구를 지켜본 뒤 감탄했다. 켈리는 2019년부터 LG와 함께했으니 곽빈의 커리어를 모두 지켜본 유일한 KBO리그 외국인 투수기도 하다. 곽빈은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해 첫해 불펜으로 활약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1년 복귀해 2022년부터 선발투수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두산과 LG는 잠실 라이벌이라 서로 지켜볼 일이 잦았고, 곽빈은 지난해부터 국가대표 단골 멤버가 되면서 국제무대에서도 공을 던질 일이 많았다.

곽빈은 12일 잠실 LG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6⅔이닝 108구 2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켈리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LG 타선을 제압해 나갔다. 7회까지 마무리를 잘했더라면, 이날 마지막 순간에는 곽빈이 웃었을지도 모른다.

구위 자체가 좋았다. 곽빈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55㎞, 평균 구속 152㎞를 기록했다. 직구(47개)로 붙으면서 주무기인 커브(36개)를 적극적으로 섞어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슬라이더(14개)와 체인지업(11개)도 섞으면서 다양한 구종으로 LG 타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곽빈의 투지는 승리를 향한 갈망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곽빈은 올해 등판한 4경기에서 3패만 떠안고 있다. 이 중 2차례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고개를 숙였고, 지난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만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주춤했다.

6회까지 89구를 던진 곽빈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은 3회말 정수빈이 희생플라이로 어렵게 한 점을 쥐어짠 덕분에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곽빈은 가능한 7회까지 책임진 뒤 불펜에 공을 넘겨 어떻게든 승리를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곽빈은 끝까지 사력을 다했다. 7회초 선두타자 오스틴 딘을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문보경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초구 체인지업이 맞아 나갔다. 이어진 오지환과 승부가 가장 아쉬울 법했다. 볼카운트 2-2에서 6구와 7구째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끌어내고자 했는데 오지환이 반응하지 않았다. 볼넷으로 오지환이 걸어 나가면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곽빈은 101구를 기록한 가운데 일발 장타력이 있는 박동원과 마주했다. 곽빈은 100구를 넘긴 상황에서도 시속 153㎞짜리 직구를 꽂으면서 박동원을 몰아붙였다. 107구째 직구도 시속 153㎞를 찍었다. 그리고 풀카운트에서 7구째 결정구 커브로 박동원을 루킹 삼진 처리하면서 한고비를 넘겼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투구 수가 108개까지 불어나자 두산 벤치는 고심 끝에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2사 1, 2루 좌타자 문성주와 승부를 앞두고 좌완 이병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곽빈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이병헌이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잘 잡아주길 간절히 빌었다.

그러나 곽빈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병헌이 문성주에게 3-유간으로 빠져나가는 좌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얻어맞아 1-1이 됐다. 이어진 신민재 타석에서는 LG가 우타자 구본혁을 교체 카드로 꺼냈다. 두산은 이병헌을 그대로 밀고 갔고, 구본혁이 우중간 적시타를 치면서 1-2로 경기가 뒤집혔다. 문성주와 구본혁 모두 이병헌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적시타를 생산했다. 더그아웃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곽빈은 시즌 첫 승 기회를 놓치자마자 선발 3연패 위기에 놓이면서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아쉬운 감정을 표현했다.

결국 이 장면이 승부처였다. 두 팀 모두 추가점을 뽑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곽빈 공략법을 찾지 못하던 LG가 이병헌을 적극 공략하면서 거둔 승리였다. 결승타를 친 구본혁은 "조금 앞에서 빠른 직구를 노리고 쳤다. 직구 타이밍에 쳐야 슬라이더를 쳐도 좋은 타구가 나오니까. 모창민 코치님께서 직구랑 슬라이더 2개가 있으니까 같이 보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LG는 승리 뒤에도 곽빈의 구위에 감탄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승리 소감을 말하면서 "곽빈의 구위로 다소 힘든 경기였다"고 인정했다.

7이닝 1실점(비자책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켈리는 "곽빈은 정말 좋은 투수다. 과거 몇 년 동안 맞대결을 많이 했고, 가까이서 지켜봐서 잘 아는데 진짜 좋은 투수다. 직구에 힘도 있고, 커브도 좋다. 곽빈이 좋은 투구를 펼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흥미롭다. 오늘(12일) 직구 구속 155㎞를 찍지 않았나. 굉장히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들었다.

곽빈은 시즌 첫 승 수확에 실패하고, 팀 승리도 하지 못해 마음껏 웃을 수는 없겠지만 상대팀에서 보내는 찬사로 아쉬운 마음을 조금은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