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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불안한 물가에…한은, 기준금리 10차례 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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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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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차례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3.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린 뒤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통화 정책의 제1목표인 물가 안정 측면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한은의 목표(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영향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2개월 연속 3%를 웃돌았다. 직접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 역시 말썽이다. 최근 중동에서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까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뛰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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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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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한 점도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요소다. 미국(5.25~5.50%)과 역대 최대(2.0%포인트)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보다 앞서 금리를 낮춰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을 부추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68.7원까지 올라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8.5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여전한 끈적한 물가와 뜨거운 고용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로 인해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다.

금융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접어들긴 했지만 금융 불균형 문제가 잔존해 있는 점도 한은이 조기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 이유다. 지난해 4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신용(빚)의 비율은 100.6%로, 아직 경제 규모보다 가계 빚이 더 많은 상태다.

반대로 물가와 가계부채를 억누르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에도 부담이 따른다. 고금리 장기화로 가뜩이나 부실에 노출된 경제 상황 속에 금리 부담이 더 커지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으로 버티고 있는 태영건설 등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줄줄이 터지고 소비도 위축돼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2.1%) 달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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