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가수 장민호가 말하는 '명문 골프장의 조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HN스포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장님, 저는 최근에 명문 골프장의 조건이 바뀌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티타임을 가지면서 가수 장민호는 명문 골프장의 조건에 대해 개인적 생각을 피력했다. 궁금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명문 골프장의 조건은 코스 설계의 밸런스, 심미성, 샷의 가치 등등 7~8가지를 말하기 때문이었다.

장민호는 명문 골프장의 최우선의 조건이 캐디라는 것을 얼마 전 다녀온 사이프러스 골프장 덕분에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지쳐있는 삶에 잠시 쉼이란 위로를 주고 싶어 간 곳이 제주도라고 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골프 라운드에서 만난 캐디가 지난해에도 만났던 분이었다고 한다.

그를 기억하는 것은 너무도 편안하게, 미소를 잃지 않고 진행해 줬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골프 라운드를 하면서 캐디분의 섬세한 배려와 친절 그리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충분히 전해져 스코어를 떠나서 라운드가 너무 행복했고 힐링을 줬다고 말한다.

골퍼라면 누구나 골프장을 가서 몇 번은 5시간이 불편해지는 경우를 경험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에 완벽한 코스와 난이도가 있어도 결국 5시간 동안 관계 지어지는 만남이 불편하다면 사실 모든 것이 희석돼 버린다.

MHN스포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자신이 가본 곳 중에 가장 따듯하고 포근하고 다시 가고 싶은 골프장으로 단연 사이프러스 골프장을 꼽는다. 이 같은 선택의 중심엔 '캐디'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고 보니 맞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먼저 손 내밀어 주고, 기억해주고, 먼저 따듯함을 실천해 줄 때 보이지 않는 감동과 충성 고객이 된다. 그래서일까 HF 아미엘은 "타인에 대한 존경은 처세법의 제일 조건"이라고 했다. 사람의 마음을 잡는 가장 우선인 것이 바로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김해에 있는 아라미르 골프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난해에 만났던 캐디 H를 또 만났다. 그가 내놓은 다양한 서비스 때문에 기억이 소환된 것이다. 지난해엔 해독 주스와 썰어 가져온 오이, 당근과 살구 등을 건넸다. 이번에도 오미자차를 비롯해 오이, 당근, 주스 등을 내주었다.

골프장에 눈치 보이지 않느냐고 하자 "골프장에서 오히려 더 좋아한다. 회사 대신 서비스해주고, 단골 골퍼 확보되고, 회사 이미지 좋아 진다"며 칭찬해준다. 덧붙여 그는 "집에 있는 냉장고 털어오는 거다. 손님들 좋아하고 행복해하니까 내가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위의 두 사례로 보면 감동을 받았을 때, '누구, 누구' 씨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골프장 누구 씨'라고 말한다. 장민호의 말처럼 어쩌면 명문 조건 1위는 바로 캐디가 맞다. 감동 받으면 우린 골프장을 먼저 이야기하고 기억한다. 다시 말해 골퍼는 캐디의 디테일에 감동하고 그 감성에 의해 골프장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MHN스포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존 폴 미첼시스템스 회장은 "가장 많이 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베푸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누지 않는 성공은 곧 실패와 동의어"라고 했다. 우리가 감동을 받고 기억하고 다시 그 골프장을 꺼내드는 것은 분명 캐디의 역할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진정한 명문 골프장이란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붙여줄 때 명문의 향기와 빛은 발할 것이다.

다시 말해 그 골프장이 좋아지고, 명문 골프장으로 다가오는 것은 다양한 명문의 교과서적인 조건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골프장 직원과 캐디에게서 나와 똑같은 마음을, 영혼을 보기에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민호는 골프를 통해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영남 A골프장을 갔는데 본인이 온다는 소문에 수 백 명의 분들과 카트가 뒤엉켜있었다고 한다. 사고도 염려가 되고 골퍼 분들께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아쉬웠지만 9홀만 돌고 조용하게 빠져 나온 적이 있다고 말한다. 골프와 캐디를 통해 절제와 배려를 배우고 항상 라운드하면서 반면교사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그 골프장이 생각나고 다시 가고 싶은 것은 코스와 시설, 풍경도 우선이겠지만 "제일 먼저는 따듯한 미소가 흐르는 골프장이라서"라고 말한다. 그 골프장이 바로 사이프러스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글, 이종현 시인

MHN스포츠


<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