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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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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리더이자 위대한 선수” 갈로가 기억하는 추신수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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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하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베테랑이 아닌 거 같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위해 오라클파크를 찾은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조이 갈로(30), 그는 워싱턴 선수단에서 베테랑 축에 속한다. 그보다 서비스 타임이 많은 선수는 패트릭 코빈, 에디 로사리오, 맷 반스 정도밖에 없다.

그런 그에게도 신인 시절이 있었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된 그는 2015년 같은 팀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아드리안 벨트레, 엘비스 앤드루스, 프린스 필더 등 여러 베테랑들이 신인이었던 그를 반겨줬다. 그중에는 추신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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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로는 추신수와 오랜 시간을 함께 뛰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2015년부터 추신수의 마지막 빅리그 시즌이었던 2020년까지 6시즌을 한 팀에서 함께 뛰었던 갈로는 기억속에 남아 있던 추신수와 추억을 꺼내들었다.

갈로가 제일 먼저 기억한 것은 추신수의 성실함이었다. “추신수는 정말 놀라운 선수였고, 절제된 모습을 보여준 선수였다. 내가 기억나는 한 가지는 그가 항상 필드에 제일 먼저 나오고 가장 마지막에 떠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당시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장기 계약을 맺은 선수들중에는 종종 예전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도 있지만, 추신수는 아니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야구와 동료들에게 헌신적이고 얼마나 많은 열정과 사랑을 보여줬는지를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커리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갈로에게 추신수는 빅리그에 합류하기전까지는 “그저 멀리서 동경하는 선배”였지만, 한 팀이 된 이후에는 그의 존재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가 위대한 리더이고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알았다. 나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뛴 모든 선수들은 그에게 존경심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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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예고한 상태다. 사진= 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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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에게 들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무엇일까? 그는 ‘매일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추신수도 그랬고 함께 뛰었던 아드리안 벨트레도 나에게 이런저런 잔부상들에 대처하며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추신수는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 선수였다. 휴식일없이 매일 뛰는 것을 원했고 늘 나에게도 ‘뭔가 잘못됐다고 느낄 때 그냥 쉬면서 해결하려고 하지말고 경기에서 부딪혀가며 극복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늘 내게 ‘오늘만 뛰면 내일은 경기가 없는 휴식일이잖아, 우리는 야구선수야. 매일 뛸 수 있게 노력해야지’라며 격려를 해줬다.”

시즌중에는 하루에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동료다. 기억에 남는 일화도 많았을 터. 갈로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띄면서 ‘추신수 전용 욕조’ 일화를 얘기해줬다.

“경기전에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사용하는 온수 욕조가 있다. 그는 이 욕조에서 몸을 풀 때 물을 엄청 뜨겁게했다. 한 번은 손을 넣었다가 깜짝 놀랐다. 한 115도(섭씨 46도)는 됐던 거 같다. 추신수는 그런 뜨거운 욕조에서 20분 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있고는 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는 ‘저 욕조에 들어가면 큰일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밌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어느덧 팀의 베테랑으로 자리잡은 그다. 그 시절 추신수를 비롯한 베테랑들에게서 보고 배운 것들이 그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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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로는 어느덧 베테랑이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그는 “그때 듣고 배운 것들을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도 전수해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지금과 그때는 다른 세대라고 생각한다”며 달라진 시대에 맞게 대응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야구도 변했고, 클럽하우스 분위기도 변했다. 각자가 핸드폰을 붙잡고 있는 시간들이 많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때 배운 것들을 지금 시대에 맞게 변화를 주려고 노력중이다.”

지난 2021년 KBO리그 SSG랜더스로 이적한 추신수는 2024시즌 이후 현역 은퇴를 예고했다.

갈로는 “아직도 뛰고 있다니 진짜 놀랐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정말로 기뻤다. 그는 매년 ‘올해가 마지막 해인 거 같아’라고 하면서도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것이 그가 얼마나 강한 선수이고 그만큼 야구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며 베테랑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칭찬했다.

2년전 사석에서 추신수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밝힌 그는 그와 다시 만날 시간을 기대하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추신수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함께 뛰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고, 함께한 경험들 잊지 못할 겁니다. 내게 있어 추신수 당신은 정말 위대한 베테랑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남은 시즌, 남은 커리어도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선수 생활에서 은퇴하신 뒤에도 더 큰 성공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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