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필라델피아 리카르도 핀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SEN=박준형 기자] SK 시절 리카르도 핀토. / soul1014@osen.co.kr |
[OSEN=이상학 기자] 2020년 KBO리그 최다패 투수였던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리카르도 핀토(30)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거뒀다. 한국에선 별 볼 일 없는 외국인 투수였지만 대만과 멕시코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핀토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빅리그에 콜업됐다. 필라델피아는 우완 투수 코너 브록던을 양도 지명(DFA) 하면서 그 자리에 트리플A 리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에 있던 핀토를 불렀다.
리하이밸리에는 2020~2023년 4년간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우완 데이비드 뷰캐넌도 있다. 필라델피아와 마이너 계약한 뒤 개막 로스터에 들지못한 뷰캐넌은 지난 1일 트리플A 첫 등판에서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안았다. 아직 트리플A 등판이 없었지만 시범경기에서 4경기(5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피안타율 2할로 준수했던 핀토가 콜업을 받았다.
콜업 첫 날부터 2-1로 앞선 6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시작한 핀토는 필라델피아 타선이 6회 1점, 7회 5점으로 스코어를 벌리면서 9회 경기 끝까지 책임졌다. 4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 호투로 필라델피아의 9-4 승리에 힘을 보탠 핀토는 5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개인 첫 세이브.
총 투구수 73개로 싱커(37개), 스플리터(25개)를 중심으로 스위퍼(8개), 슬라이더(2개), 포심 패스트볼(1개)을 던졌다. 최고 구속 92.9마일(149.5km). 주무기 싱커를 앞세워 땅볼 아웃만 7개를 유도했고, 스플리터를 결정구 삼아 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사진] 필라델피아 리카르도 핀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진] 필라델피아 리카르도 핀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핀토는 이날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트리플A 일정에 따라 뉴욕 원정에 갔는데 콜업을 받고 직접 5시간 반 동안 차량으로 이동했다. 비행기 편이 마땅치 않자 구단이 제공한 렌터카를 직접 몰고 왔다.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후 6시41분 시작했는데 핀토는 7시15분쯤 구장에 도착했다. 필라델피아 중심타자 브라이스 하퍼가 홈런 3개를 몰아쳤는데 핀토는 야구장에 늦게 오는 바람에 1회 첫 홈런을 놓쳤다. 도착 후 쉴 시간도 거의 없었지만 불펜으로 가서 몸을 풀었고, 4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 후 핀토는 “정말 긴 하루였다. 5시간 넘게 운전했고, 경기 도중 늦게 왔지만 마음은 투구할 준비가 돼 있었다.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됐다”며 “다시 필라델피아에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난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마운드에서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좋다. 마이너리그에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정신적인 면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OSEN=인천, 민경훈 기자] SK 선발 핀토가 이민호 주심이 주의를 받고 있다. / rumi@osen.co.kr |
[OSEN=고척, 박준형 기자] 키움 김하성에게 1타점 내야안타를 허용한 SK 핀토가 달래는 로맥을 향해 불만 표시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17년 필라델피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핀토는 그해 25경기(29⅔이닝)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7.89로 부진했고, 2019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2경기(평균자책점 15.43)를 끝으로 커리어가 끊겼다. 2020년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에 왔다.
그러나 30경기(162이닝) 6승15패 평균자책점 6.17 탈삼진 112개로 부진했다. 리그 최다패에 규정이닝 투수 20명 중 평균자책점도 가장 높았다. KBO리그 최초로 규정이닝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최초의 외국인 투수로 불명예 기록도 남겼다. 평균 150km대 패스트볼을 뿌렸지만 9이닝당 볼넷 5개로 제구가 나빴고, 스스로 볼 배합을 주도하다 실패하는 등 포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볼 판정을 놓고 심판과 기싸움을 벌이다 코치진 질책을 받는 등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당시 SK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팔꿈치 부상으로 2경기 만에 일찍 시즌 아웃됐고, 시즌 내내 선발 자원이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핀토를 계속 썼다. 핀토는 한 번도 등판을 거르지 않고 풀시즌을 보냈지만 재계약은 언감생심이었다. 한국을 떠난 뒤 202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트리플A, 2022년 대만프로야구, 2023년 멕시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대만 라쿠텐 몽키스에서도 4경기(16⅓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6.06에 그치며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도 야구를 놓지 않았고, 이날 5년 만에 빅리그 복귀와 함께 첫 세이브 감격까지 누렸다.
[OSEN=박준형 기자] SK 시절 리카르도 핀토. / soul1014@osen.co.kr |
[OSEN=최규한 기자] SK 시절 리카르도 핀토./ dreamer@osen.co.kr |
/waw@osen.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