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는 게 예정된 토마스 투헬 감독을 지금 당장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매체 '빌트' 소속 칼럼니스트 알프레드 드락슬러는 31일(한국시간) "토마스 투헬은 즉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부터 뮌헨을 이끌기 시작한 투헬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계약 기간을 2024년 6월 30일에 조기 종료하기로 구단과 합의했다. 2023-24시즌이 끝나면 뮌헨은 투헬 감독을 대신할 후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뮌헨이 경질을 택하기 보다 잔여 시즌을 투헬 감독에게 맡긴 가운데 드락슬러 기자는 팀을 떠나는 게 예정된 투헬 감독을 시즌 종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당장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드락슬러 기자가 즉각 경질할 것을 주장한 배경은 최근 투헬 감독의 발언 때문이다. 뮌헨은 31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독일 최고의 라이벌 매치 중 '데어 클라시커'의 포문을 연 건 도르트문트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였다. 전반 10분 도르트문트 역습 상황에서 율리안 브란트가 넘긴 패스를 받은 아데예미는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뮌헨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뮌헨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지만 후반 37분 수비수 율리안 뤼에르손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패스 플레이를 통한 연계로 뮌헨 수비를 무너뜨린 도르트문트는 마지막으로 공을 받은 뤼에르손이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공격을 매듭 지으면서 승기를 굳혔다.
뮌헨은 남은 시간 동안 총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도르트문트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43분 누사이르 마즈라위의 크로스를 받아 해리 케인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며 추격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싶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안방에서 뮌헨은 도르트문트에 0-2로 패배해 승점 3점을 내줬다. 이날 패배로 뮌헨의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 도전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뮌헨이 도르트문트에 고개를 숙인 사이 분데스리가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은 호펜하임과의 리그 27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3분과 추가시간에 연달아 2골을 터트리는 역전극을 펼치면서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7라운드 결과로 인해 레버쿠젠과 뮌헨 간의 승점 차는 무려 13점까지 벌어졌다. 올시즌 분데스리가 무패를 달리고 있는 레버쿠젠이 승점 73(23승4무)으로 구단 창단 이래 첫 1부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고,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 우승한 뮌헨은 승점 60(19승3무5패)으로 2위에 자리했다.
시즌 종료까지 단 7경기만 남았기에 레버쿠젠은 잔여 일정에서 3승만 거둬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레버쿠젠 승점이 82가 된다면, 뮌헨이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최대 승점이 81에 불과하기에 순위를 뒤집는 건 불가능해진다.
투헬 감독도 레버쿠젠의 우승을 확신해 일찌감치 수건을 던졌다. 그는 도르트문트전이 끝난 뒤 독일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승 경쟁에서 패배했냐는 질문에 "그렇다. 분명하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할 말이 없다. 우리가 몇 점 뒤쳐져 있나? 13점?"라며 7경기가 남은 현 시점에 이미 우승 경쟁이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투헬 감독은 "레버쿠젠의 우승을 축하한다!"라고 했다.
투헬 감독의 발언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분명 레버쿠젠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시즌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감독이 먼저 우승 경쟁을 포기한 듯한 모습에 팬들은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독일 현지 매체도 투헬 감독의 태도를 지적했다. 특히 독일 유력지 빌트 칼럼니스트 드락슬러는 "난 뮌헨이 토마스 투헬을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더 빨리 내보내야 했을 수도 있다"라며 뮌헨에 투헬 감독의 경질을 추천했다.
그는 "도르트문트전에서 선수들의 몸짓은 형편없었고, 감독도 마찬가지였다"라며 "경기 후 투헬이 한 말은 그야말로 무력감이었다. 그가 더 이상 이 팀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뮌헨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감독을 선임할 수 있다"라며 "뮌헨에겐 아직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남아 있다. 바로 UEFA 챔피언스리그이다"라고 덧붙였다.
DFB(독일축구연맹)-포칼컵에서 탈락하고, 분데스리가 우승도 빨간불이 켜진 뮌헨은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우승에 도전 중이다. 뮌헨은 오는 4월 10일과 18일에 준결승행 티켓을 두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과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을 갖는다.
드락슬러 기자는 "난 도르트문트전 경기력과 태도로 인해 뮌헨이 아스널과의 2경기를 모두 질 거라고 말하겠다"라며 "이게 뮌헨이 원하는 거라면 난 그들을 내버려 둘 것"이라며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꿈꾼다면 투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새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었던 뮌헨은 당초 바이엘 레버쿠젠을 이끌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을 원했으나, 최근 알론소 감독이 직접 잔류를 선언함에 따라 다른 지도자를 물색 중이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는 최근 뮌헨 차기 사령탑 자리를 두고 "조세 무리뉴와 안토니오 콘테는 제외됐으며, 랄프 랑닉이 사비 알론소 대체자를 찾는 바이에른 뮌헨의 첫 번째 후보이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랑닉 감독은 현재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다만 뮌헨이 당장 투헬 감독을 경질하고 플릭 감독을 선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랑닉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리아는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리는 2024 UEFA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본선에 진출했기에, 대회가 끝나고 선임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키커에 따르면 랑닉 감독 외에도 지난해 9월 독일 축구대표팀에서 경질당한 한지 플리크 감독도 뮌헨 차기 사령탑 후보 중 한 명이다.
2019-20시즌 뮌헨을 이끌고 분데스리가, DFB-포칼컵, UEFA 챔피언스리그 모두 우승해 3관왕을 달성했던 플리크 감독은 현재 휴식기를 보내고 있기에, 투헬 감독을 경질한다면 바로 뮌헨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분데스리가 우승 가능성은 크게 줄었지만 아직 챔피언스리그가 남아 있는 뮌헨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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