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세계 멸망) 장르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기 좋다는 장점 덕에 다양하게 변주돼왔다.
학교는 물론 아파트, 쇼핑몰, 병원, 남극 기지 등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좀비 장르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이제는 좀비 사태가 벌어지지 않은 장소를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 됐다.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는 7가지 방법' |
웹툰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는 7가지 방법'은 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래서 조금은 식상해지기도 한 좀비 장르를 유쾌하게 비튼 작품이다.
제목처럼 좀비 사태 속에서 7가지 특수한 상황에 부닥친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게 되는지를 그렸다.
그중 가장 기발한 에피소드는 1화 '생리 터졌을 때 생존법'이다.
여고생 하영과 나래는 좀비 사태 발발과 함께 생리(월경)가 시작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이들에게서는 피 냄새가 나기 때문에 좀비가 유독 몰리고, 이에 따라 다른 생존자들에게도 배척당하게 된다.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찝찝함을 견디지 못하고 생존자는 물론 좀비에게까지 생리대를 빌리러 다니는 하영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생리통에 시달리던 하영이 위기를 넘기는 해결책도 기발하다. 위생용품 수거함 속 생리대들을 마치 사탕처럼 좀비 떼 위로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는 7가지 방법' |
마지막 화 '죽고 싶을 때 생존법'은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 좀비 떼로부터 도망치지 않으려던 민경이 얼결에 살아나면서 겪는 일들을 그렸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이 희생되는 모습을 본 민경은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또 자신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구조대에 자원한다.
'딱 한명만 구하고 죽자'라고 마음먹지만, 어쩐지 수많은 사람을 구하게 되고 슈퍼히어로로 칭송받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민경의 생각도 달라진다.
작 초반 그는 '어떻게'가 아니라 '왜' 살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한다. 하지만, 이야기 말미에는 이유를 몰라도 살아가는 방법은 깨쳤다며 삶을 버거워하는 이에게 손을 내밀 정도로 성장한다.
이를 통해 삶의 이유보다는 방식이 중요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독자에게 던진다.
이외에도 단호하고 외로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어디든 잘 매달리는 초등학생들, 양궁부에서 가장 실력이 없었던 부원, 주인에게 사랑을 듬뿍 받던 고양이, 강자에게 잘 보이기 바빴던 아부쟁이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한다.
이들은 마지막 화에 모두 짧게나마 등장하면서 7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인다.
이 웹툰은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절망적인 설정을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으면서 동시에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듬뿍 담았다. 이 작품대로라면 좀비 사태도 그다지 두렵지 않게 느껴진다.
이 웹툰은 쇼츠(shortz)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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