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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목 디스크 투혼' 양효진, "우승 생각 내려놓았다"고 말한 이유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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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덤덤하게 임무를 수행하려 한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은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8-25 14-25 25-20 25-20 16-14)로 짜릿한 리버스 스윕 승리를 신고했다.

역대 V리그 여자부 챔프전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 52.94%를 거머쥐었다. 총 17차례 중 9차례였다.

이날 블로킹서 10-19, 서브서 4-5로 밀렸다. 대신 공격성공률서 39.26%-36.48%, 리시브 효율서 31.96%-25.27%로 앞섰다.

아포짓 스파이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서브 2개, 블로킹 1개를 묶어 37득점(공격성공률 40.48%)으로 앞장섰다.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블로킹 5개 포함 16득점(공격성공률 44%)으로 뒤를 이었다.

양효진은 목 디스크 증상으로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후 양효진은 "일주일 정도 푹 쉬었다. 웨이트 트레이닝, 볼 운동 등을 아예 하지 않았다. 이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챔프전을 앞두고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물었다. 양효진은 "챔프전에 오른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정규리그 1위를 한 것도 정말 기뻤다"며 "챔프전에서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에 놓여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 1차전에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 한 번이라도, 조금은 즐겨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1, 2세트를 내준 것에 부상 여파도 있었을까. 양효진은 "모르겠다. 그런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몸이 조금 더 빨랐으면 좋겠고, 더 잘 떴으면 한다는 느낌을 받긴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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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트에서 내리 패한 뒤 선수들이 나눈 이야기가 궁금했다. 양효진은 "다들 눈빛이 '우리가 이렇게까지 못할 수 있나'라는 느낌이었다. 2세트 끝나고 오히려 힘을 더 뺐던 것 같다"며 "이기고 싶은 마음은 내려놓고 계속 해보자고 했다. 어차피 시리즈는 1차전에서 끝나지 않고, 남은 경기가 있으니 잘 맞춰서 해보자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랬더니 서브가 잘 들어갔고, 상대 견제도 잘 됐다. 공격에선 모마가 잘 뚫어줬다"며 "여러 면에서 조금씩 좋아졌다. 다 맞아떨어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블로킹 수치에서 크게 밀렸다. 양효진은 "초반에 우리 공격수들이 공격하러 들어가는 타이밍 등이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블로킹을 많이 허용한 것 같다"며 "그럼에도 마지막엔 공격 리듬을 다시 찾아 잘 해냈다. 챔프전에선 이런 수치가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2세트부터 양효진과 이다현의 위치를 맞바꿨다. 이다현이 전위에서 출발하게끔 했다. 양효진은 "생소했다. 생각하지 못한 포메이션이었다"며 "경기 중엔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그런 것들과 관계없이 내 리듬을 찾는 게 목표였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극적인 승리 후 선수들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양효진은 "그냥 이겨서 무척 좋았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며 "그보다 경기 초반 이기고 싶어 다들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서로 '해보자'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챔프전 우승, 나아가 통합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채웠는지 물었다. 양효진은 "경기를 하며 오히려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승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경기 중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어떤 부분에 더 신경 써야 하는지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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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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