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장님 된 D&E, “오드엔터 설립, 새로운 경험 위해…SM사태와는 무관” [SS인터뷰②]

슈퍼주니어 유닛 D&E. 사진|오드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2000년대 초반, 서울 강서구에 살던 중학생 이혁재와 전남 목포에서 올라온 중학생 이동해는서울 강남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사옥에서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유순한 성격에 춤과 음악에 관심이 많던 두 소년은 이내 절친이 됐다.

훗날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준수, 정윤호와 슈퍼주니어로 한 팀을 이룬 이성민까지 5명이 ‘독수리 5형제’ 마냥 똘똘 뭉쳤다. 연습이 없는 주말이면 멤버들의 본가에 놀러가 잠을 자고 오기도 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유닛 D&E 멤버인 은혁과 동해의 이야기다.

은혁과 동해는 지난해 20여 년 넘게 몸담은 SM에서 독립, 자신들의 독립 레이블인 오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26일 선보인 D&E 미니 5집 ‘606’(SIX ZERO SIX)은 친정 SM엔터테인먼트의 손을 거치지 않고, 오롯이 두 사람의 힘으로 제작한 첫 앨범이다.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만큼 애정도 깊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삼일대로 ‘스포츠서울’ 사옥을 찾은 은혁과 동해는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직접 해 나가고 있다. 스트레스도 받지만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경험→우리만의 음악 하고싶은 마음에 오드엔터 설립

D&E 멤버 동해. 사진|오드엔터테인먼트

이들의 친정 SM은 지난해 ‘내홍’을 겪었다. 설립자인 이수만 전 대표 프로듀서가 회사를 떠나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이 SM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은혁과 동해도 이 시기 오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저희는 당시 상황과 무관해요. SM과 마지막까지 재계약을 조율했거든요. 심지어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았어요. 그저 ‘우리만의 음악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차려볼까?’하고 시작해 오래 손발을 맞췄던 스태프 3명과 함께 회사를 차리게 된 게 여기까지 왔어요.”

모든 시스템을 갖춘 SM은 아티스트에게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하지만 은혁과 동해는 “불편하더라도 새로운 걸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티스트가 아닌 경영자로서 새 출발을 택한 이유다. 동해는 “아티스트로만 살았기에 다른 걸 준비하지 못했다”며 “회사를 운영하며 우리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매일 배우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D&E 은혁. 사진|오드엔터테인먼트

오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1일 출범했다. 현재 직원은 두 사람을 포함해 9명이다. 은혁과 동해는 설립 첫 날 찍은 사진을 여전히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른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을 모색할 예정이다. 후학 양성에 대한 꿈도 갖고 있다.

“회사를 운영해보니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더라고요.(웃음) 그렇다고 무조건 수익위주로 일하지는 않아요. 돈을 들여서라도 높은 퀄리티의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우선이죠. 저희와 함께 새 출발해준 분들의 미래를 충족시키기 위한 고민도 커요. 다행히 해외에서 섭외가 많이 들어와서 잠을 못잘 정도로 하루하루 시간을 쪼개 앨범을 준비 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팬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좋으니 찾아주시는 곳을 감사한 마음으로 방문하곤 하죠.”

SM이 숱한 가수를 배출한 것처럼 D&E 사장님표 아이돌 탄생도 기대해볼만 하다. 은혁은 “회사가 잘되면 후배를 양성해보자고 막연히 이야기하곤 했다”며 “당장은 회사의 기틀을 잡을 때라 다음 스텝에 대한 이야기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SM에서 한솥밥을 먹다 타 기획사로 이적한 후배들에 대해 안타까움과 응원을 전했다. 은혁은 “선택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일 것이다”라며 “아꼈던 동생들인만큼 새 출발을 응원한다”고 했다.

동해는 “연습생 때부터 24년을 SM에 있었다. 나도 SM에서 뼈를 묻을 줄 알았는데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더라. 하나하나 만들어가다 보면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에둘러 격려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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