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아시아 최고의 축구스타 손흥민이 구단 정책까지 바꿨다. 토트넘 홋스퍼가 이례적으로 30대인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25일(한국시간) "토트넘과 스타 플레이어 손흥민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계약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레전드 손흥민은 구단과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다. 주당 19만 파운드(약 3억1800만원)를 수령 중이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2026년까지 토트넘과 동행할 수 있다.
기본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토트넘은 손흥민한테 새 계약서를 제시해 손흥민을 구단 레전드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소속 마이클 브리지 기자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매체는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에서 재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걸 확인했으며, 아시안컵에 대한 실망감이 손흥민에게 큰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토트넘은 30대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경향이 없었다"라면서 "다양한 보도에 따르면 클럽은 손흥민을 새로운 계약으로 묶어두기 위해 이러한 추세를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실제로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지 묻는 질문에 브리지 기자는 '기브미스포츠'를 통해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실을 보자면 손흥민은 현장에서 훌륭할 뿐만 아니라 뛰어난 홍보대사이자 전 세계적으로 축구 클럽의 핵심인 선수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해리 케인의 뒤를 이어 클럽의 주장직을 맡아 훌륭한 토트넘의 주장이 됐다"라며 토트넘이 손흥민을 잔류시키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손흥민은 대회에서 이뤄진 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했다"라며 "난 그가 위르겐 클린스만과 세계 최고 수준의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저면 그가 돌아오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으로서 지난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당시 손흥민의 목표는 우승이었으나 준결승에서 만난 요르단한테 0-2로 완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에 올라가긴 했지만 상대가 자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준결승에 올라온 요르단이었고, 90분 동안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했기에 손흥민과 많은 한국 축구 팬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대회 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되면서 아시안컵 성적에 대한 책임을 졌다.
요르단을 마치고 손흥민은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라며 대표팀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결과에 크게 실망했다. 실망감이 워낙 커 토트넘과의 재계약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지만, 최근 마음을 추스리면서 다시 협상을 이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안컵 이전부터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우선 순위에 놓아 협상을 진행했다. 국제대회로 인해 잠시 중단됐지만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던 재계약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HITC' 보도 내용을 인용해 "토트넘은 손흥민은 장기 계약으로 묶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여름을 앞두고 토트넘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손흥민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머물게 하는 것이며, 손흥민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밑에서 보내고 있는 삶을 사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풋볼 인사이더'도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의 측근과 대화를 시작했으며, 이제 손흥민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재계약 협상에 대해 매체는 "토트넘의 주장이자 전 세계적으로 클럽의 얼굴이라는 점을 제외해도 손흥민의 선수로서의 능력은 정점에 있으며 쇠퇴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그렇기에 토트넘 수뇌부가 손흥민에게 상당한 급여 인상이 포함된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5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구단 레전드 공격수로 등극했다.
토트넘 데뷔 시즌인 2015-16시즌에 리그 4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던 손흥민은 적응을 마치면서 2년 차에 리그 14골 8도움을 올리며 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첫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매 시즌 꾸준하게 득점을 터트리면서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대망의 2021-22시즌엔 리그에서만 23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손흥민이 자타 공인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인정을 받은 순간이었다. 득점왕을 차지한 뒤 부상과 부진으로 10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2023-24시즌 반등에 성공해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레이스를 펼치는 중이다.
올시즌 손흥민은 리그에서 14골 8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지난 시즌 리그 8위였던 토트넘은 5위로 올라가 4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즌 종료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이 32세 나이에도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막대한 자본력으로 스타플레이어를 수집 중인 사우디는 아시아 최고의 축구스타 손흥민도 타깃에 놓았다. 지난해 여름 사우디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 영입에 진지하게 관심을 보였으나 손흥민이 중동 진출에 관심이 없어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손흥민이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자 사우디가 다시 막대한 제안을 전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팀의 핵심이자 간판 선수를 사우디에 내줄 수 없는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재계약 협상에 속도를 냈다.
이에 대해 영국 '팀 토크'는 지난 24일 "토트넘 주장 손흥민의 미래가 분명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토트넘에서의 미래에 대한 최신 정보가 흘러나왔다"라며 "다니엘 레비 회장이 결정을 내렸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최고의 선수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계약은 2025년 여름 만료될 예정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1년밖에 남지 않는다"라며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건 이 치명적인 공격수가 사우디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토트넘이 이례적으로 30대인 선수에게 재계약을 제안하려는 이유를 밝혔다.
32세인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을 경우, 이는 사실상 토트넘에 뼈를 묻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토트넘이 종신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이 그동안 클럽에 쏟은 헌신을 상향된 계약 내용으로 보상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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