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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 日서 문전박대…"끝까지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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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찾아 사죄·배상 요구

일제 강제징용 소송 원고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 가족이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일본 피고 기업을 방문했으나 문전박대 당했다. 이들은 해당 기업을 상대로 "끝까지 싸우겠다"고 외쳤다.

아시아경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이 25일 도쿄 일본제철 앞에서 징용 피고 기업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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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양금덕·정창희 씨의 가족은 25일 오전 임재성 변호사,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함께 도쿄 지요다구 마루노우치의 일본제철 본사를 찾았다. 징용 피고 기업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지만 관계자도 만나지 못한 채 10분 만에 나왔다.

임재성 변호사는 "일본제철에 면담을 미리 요청하고 갔는데도 직원이 '약속이 없어 면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피해자 가족이 요청서를 전달하려고 하니 받아달라고 했지만,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청서를 데스크에 접수하면 공식적인 접수로 인정해주겠냐고 물었지만 인정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일본제철의 태도에 대해 일본제철 강제징용 생존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의 장녀 이고운 씨는 "비겁하다"고 비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아버지는 이 회사 사원으로 있었고, 이 건물에도 아버지의 피와 땀이 들어가 있다"며 "사죄를 받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은 일본제철에 이어 히로시마 중공업 피해자인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와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의 피고 기업도 방문했다. 그러나 해당 기업은 일제히 피해자 가족을 문전박대했다.

양금덕 할머니의 아들 박상운씨는 "어머니가 굶어 죽어도 제3자 변제안은 거부하겠다고 하셨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 기꺼이 용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중공업 등 피고 기업은 "한국인 징용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대법원 판결은 협정에 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만을 내놨다. 일본 정부도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배상 판결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제3자 변제 해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자 변제안은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정부와 기업이 대신 판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춘식 할아버지를 비롯한 피해자 4명은 대법원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 손해배상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내고 우리나라 정부가 제3자 변제안에 따라 지급하려는 배상금 수령을 거부했다. 이들은 해당 기업의 재산 강제 매각을 통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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