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K-POP)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본인이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명품 브랜드 디올의 가방을 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지수 인스타그램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YG가 지수를 해고하면 내게 메세지 보내라. 내가 데려가겠다”
202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봄여름 패션소에서 명품 브랜드 디올의 당시 CEO 피에트로 베카리가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이팝(K-POP)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는 디올의 ‘효녀’다.
케이팝(K-POP) 대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가 본인이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명품 브랜드 디올의 가방을 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다. [지수 인스타그램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수가 디올의 브랜드 이미지 전반을 대표하는 ‘앰버서더’(홍보대사)로 영입된 2021년을 기점으로 디올의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2020년 3255억원에서 2022년 9305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2022년 지수가 파리에서 열린 디올 패션쇼에 참석한 마케팅 효과가 700만달러(한화 93억8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매출을 높이고, 케이팝 팬덤과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케이팝 스타를 앰버서더로 대대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지수뿐 아니라 블랙핑크의 멤버 전원이 샤넬과 생로랑, 셀린느 등의 앰버서더다.
앰버서더를 맡은 브랜드의 착장을 한 블랙핑크. 왼쪽부터 리사(셀린느), 지수(디올), 제니(샤넬), 로제(생로랑)의 모습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기에 다름 아닌 케이팝 팬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케이팝 팬덤으로 구성된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이 명품 브랜드들에 환경 책임감을 요구하는 청원에 22일 1만1778명이 서명했다. 이들이 목표로 한 1만2000명에 222명 남았다.
블랙핑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메세지를 꾸준히 내고 있는 데 비해 명품 브랜드들은 기후와 환경에 실질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2021년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홍보대사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UN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의 홍보대사다.
블랙핑크는 2021년 2월 25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자필 친서를 전달받았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케이팝 스타 앰버서더를 기용해 결국 확보하고 싶은 소비자들, 즉 케이팝 팬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예민하다는 점을 명품브랜드들이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케이팝포플래닛은 명품 브랜드들에 ▷2030년까지 공급망을 포함해 모든 운영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 ▷2030년까지 스코프3 절대배출량 43~48% 감축하는 목표 설정 ▷공급망과 재생에너지 조달 세부 정보, 탈탄소화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진행 상황 정보를 완전히 투명하게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를 이해하려면 먼저 명품 브랜드 산업 구조를 알아야 한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를 앰버서더로 둔 명품 브랜드 샤넬을 예로 들면, 이 브랜드는 재생에너지를 2025년까지 100%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단, 단서가 있다. ‘자체 운영 부분’에 한해서 그렇다는 것.
‘자체 운영 부분’이란 건 사무실이나 매장 등을 운영할 때 직접 배출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샤넬의 경우 이 탄소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약 3%에 불과하다.
즉, 마치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전체 탄소배출량의 3%에 해당하는 부분만 그렇다는 의미다.
리사와 지수가 앰버서더로 있는 셀린느와 디올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모기업인 LVMH그룹은 2026년까지 자체 운영 부분에 재생에너지를 100%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의 자체 운영 부분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은 약 6%에 그친다.
[케이팝포플래닛]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작 명품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의 대부분은 매장이나 사무실 등이 아니다. 실제 원재료를 조달하고 직물을 염색 ·표백하며 옷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이 탄소배출의 핵심이다. 대략 전체 배출량의 90% 가량 차지한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저소득 국가 소재의 공장이 떠안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가 추정치에 가깝다는 데에 있다. 그 이유는, 이들이 공급망에서 탄소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생산 과정에서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
케이팝포플래닛이 명품브랜드의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량 감축과 관련, 공급망 전체로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하라고 주장한 이유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케이팝 팬들은 앞으로도 오래 지구에 터전을 만들어갈 미래세대”라며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아이돌을 홍보대사로 계속 사용하고 싶다면 명품 브랜드들은 더 크고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ddressh@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