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MLB 메이저리그

길거리 목격담부터 셀카 인사까지…평생 추억 남기고 떠나는 MLB 스타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타티스 주니어와 팀 코리아 선수들 셀카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SD)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를 마친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티스 주니어가 팀 코리아 선수들과 함께 기념 셀카를 찍고 있다. 2024.3.17 [공동취재] jieu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야구팬들을 설레게 만든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가 결말로 다가섰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렀고, 21일 개막 2차전을 마친 뒤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번 서울시리즈는 지난 연말부터 한국과 미국, 일본 야구계의 최대 화제였다. 오타니 쇼헤이라는 거물이 LA 에인절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열기가 달아올랐다. 특히 역대 프로스포츠 최대인 10년 7억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터뜨려 서울시리즈의 흥행을 불 지폈다.

뒤이어선 같은 일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해 일본 야구팬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또, 지난달 스프링캠프 막판에는 오타니가 결혼 사실과 일본인 아내를 깜짝 공개하면서 서울시리즈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벤트가 됐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지난 15일 차례로 입국했다. 먼저 샌디에이고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왔는데 새벽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팬들이 입국장을 찾아 김하성과 고우석, 다르빗슈 유 등 선수들을 반겼다. 몇 시간 뒤에는 오타니 부부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단이 입국해 인천국제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한국땅을 밟은 MLB 스타들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첫 번째 주인공은 다르빗슈. 국제대회에선 한국과 매번 적으로 만난 다르빗슈는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야구팬을 직접 찾아 화제를 모았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부터 자신을 응원한 이광희 씨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카페를 방문해 인증샷을 남겼다. 이 미담은 이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해 알려졌고, MLB닷컴이 이 씨의 인터뷰를 다루면서 미국에서도 이슈가 됐다.

다르빗슈를 응원하기 위해 17일 팀 코리아와의 평가전을 찾은 이 씨는 “다르빗슈가 카페까지 찾아와 정말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면서 “10여 년 전 다르빗슈의 멋진 투구를 보고 팬이 됐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실력과 인성은 그대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르빗슈를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웃었다.

중앙일보

자신의 팬인 이광희 씨(왼쪽)가 운영하는 카페를 직접 찾은 다르빗슈 유. 이광희 씨 소셜미디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반 야구팬들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로 받았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 선수들이 쉬는 시간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생생한 목격담이 계속해 올라왔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광장시장에서 먹거리를 즐겼고, 다른 스타들도 광화문이나 강남 등 서울의 명소를 찾았다. 이러한 한국 나들이는 팬들의 인증샷을 통해 소개됐다. 선수단 숙소가 있는 여의도 부근 쇼핑몰과 식당에서도 목격담과 셀카 인증샷이 쏟아졌다.

MLB 스타들과의 추억은 팬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이들과 맞대결을 치른 선수와 지도자도 저마다의 추억을 저장했다.

중앙일보

팀 코리아 추재현과 한태양, 김주원, 손성빈, 조세진(왼쪽부터)이 18일 평가전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고봉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팀 코리아의 포수로 뛴 손성빈은 샌디에이고전 도중 매니 마차도에게 말을 걸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마차도가 타석으로 다가오자 짧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로 포착됐다.

손성빈은 “사실 어릴 적부터 우상이 바로 마차도다. 그래서 마차도에게 ‘당신이 내 우상’이라고 했다. 그러자 마차도가 ‘고맙다’며 씩 웃었다”고 했다. 이어 “용기를 내 ‘혹시 경기가 끝나면 사인 배트를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대답 없이 미소만 지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중앙일보

팀 코리아 정민철 투수코치(오른쪽)가 18일 샌디에이고전을 마친 뒤 산더르 보하르츠와 찍은 셀카 동영상 캡처. 사진 정민철 투수코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역시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함께한 정민철 불펜코치에겐 이번 서울시리즈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정 코치는 “사실 내가 MLB 월드투어의 산증인이다. 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인 2000년 일본 도쿄돔을 찾은 뉴욕 메츠를 상대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고 옛 추억을 떠올렸다.

정 코치는 2000년 3월 29일 열린 친선전에서 5-2로 앞선 5회초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삼진 2개를 빼앗은 타자는 MLB에서 지금도 전설로 꼽히는 리키 헨더슨과 마이크 피아자였다. 정 코치는 “최고의 교타자와 강타자를 차례로 삼진으로 잡아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됐다. 개막 전이라 1군 진입의 발판이 된 경기가 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중앙일보

LA 다저스와 팀 코리아 기념촬영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미국 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를 마친 양팀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3.18 [공동취재] d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별다른 사진도 남기지 못했던 정 코치는 이번에는 샌디에이고전이 끝난 뒤 용기를 냈다. 선수단이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 틈을 활용해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다가가 셀카를 요청했다. 보하르츠도 흔쾌히 응해 값진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정 코치는 “보하르츠는 같은 야구인으로서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선수다. 다시 만날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몰라 셀카 동영상을 요청했다”면서 “보하르츠에게 ‘올 시즌 MVP를 탈 것이다’고 말했더니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