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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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4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사과·배 등 가격이 급등한 과실류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체리·키위 등 수입과일 공급 확대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실시중인 농축산물 할인지원 행사는 전통시장으로 확대한다. 가공식품 물가 고공비행과 관련해선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을 지렛대로 유통·식품업계에 가격인하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는 1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물가 대응 방향을 보고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전 부처가 총력을 대응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불안이 지속된다면 유류세 인하를 올해 4월 이후에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생육 부진과 병해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농산물 가격은 정부 지원만으로 빠르게 안정화시키기 어려운만큼, 유류세 인하 연장을 통해 물가상승 압력 완화를 계속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사과·배 등 생산 부진에 따른 과실류 가격 상승은 수입과일 공급 확대를 통한 수요 분산으로 대응 방향을 정했다. 현재 24종인 수입과일 관세 인하 품목에 체리, 키위, 망고스틴 등 5종을 추가하고 물량도 무제한 공급한다. 특히 최근 가격이 상승중인 바나나와 사과·배 대체 수요가 높은 오렌지에 대해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직수입물량을 확대해 이번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한 사과의 경우 재고가 평년대비 10만톤 부족한데, 햇사과 출하가 시작되는 6월까지 약 3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 이 부족분을 수입과일 공급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사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지게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수입과일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인하 효과는 추가 상승을 막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시행중인 농축산물 할인지원 행사는 할인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전통시장에서도 할인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식품업계를 향해선 원가 하락에 따른 가격 인하 여력을 강조하며 물가안정 동참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국제곡물가격 지수를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급등했던 밀과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은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이같은 원가 하락이 가격에 반영되도록 업계와 소통하는 한편,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관세 인하 등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제과기업 오리온 청주공장을 방문해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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