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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Pick] 황대헌 연이은 반칙에 '세계 1위' 박지원 노메달…'팀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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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에이스 박지원(28·서울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틀 연속 황대헌(25·강원도청)의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박지원과 황대헌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으나 둘 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이날 황대헌은 3바퀴를 남기고 선두를 치고 나갔고 뒤따르던 박지원이 3번째 곡선 주로에서 안쪽을 파고들어 추월했습니다. 이 순간 황대헌이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쳤고, 박지원은 중심을 잃고 넘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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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박지원(왼쪽)에게 반칙하는 황대헌(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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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박지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황대헌(오른쪽에서 세번째)의 반칙으로 중심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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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했고, 황대헌은 4위로 골인했습니다. 비디오 판독 결과 황대헌이 이미 코스를 빠져나간 박지원을 건드렸다고 판단해 페널티를 받았고 실격 처리 됐습니다.

우승 후보인 두 사람이 무너지면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가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가져가게 됐습니다.

경기 후 박지원은 충돌 장면에 대해 "정신이 너무 없긴 한데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펜스에 부딪혔고 서서 넘어져서 몸에 충격이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변수가 없던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변수가 나왔다. 어쩌면 이게 또 쇼트트랙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게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팀 동료와의 충돌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드릴 부분이 없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황대헌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취재 구역을 빠져나갔습니다.

몸싸움이 치열한 쇼트트랙 경기의 특성상 접촉 사고로 넘어지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선수 사이 충돌 사고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고의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전이긴 하지만 한 나라의 선수 두 명이 결승에 올라갈 경우 시너지를 내며 동시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두 번의 경기는 모두 '팀킬'에 가까운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반칙을 한 건 이번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앞서 전날 열린 1500m 결승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박지원이 선두로 질주하고 있었는데, 결승선을 3바퀴 남기고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이 안쪽을 파고들어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고, 박지원은 이 충돌로 속도가 줄어 7명 중 가장 마지막에 골인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위험한 반칙을 해 심판진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고 이날 대회에서 딴 모든 포인트가 몰수된 바 있습니다.

황대헌은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이후 반칙이 확인되면서 실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결국 황대헌의 반칙으로 남자 대표팀은 선수의 실격 처리는 물론, 이번 대회에서 한 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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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넘어진 박지원이 빙판 위에 엎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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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2관왕에 오른 한국의 에이스입니다. 올 시즌도 월드컵 종합랭킹 1위에 오르며 2년 연속 크리스털 글로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세계선수권 최상위 입상자에게 주어지는 국가대표 자동 선발권을 놓쳤고,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 경쟁해야 합니다.

국제대회 이상으로 치열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선발전은 8위 이내에 들어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고, 상위 3위 안에는 들어야 개인전에 나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24~25 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않으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은 대표팀 1인자 자리를 지키다가 지난해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았고, 올 시즌엔 부상으로 주춤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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