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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7. photo@newsis.com /사진=조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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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막말과 공천 파동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덮쳤다.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과 서울 강북을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의 이른바 '비명(비이재명계) 횡사(공천 탈락)' 사태다. 박 의원의 경우 정봉주 전 의원이 설화로 후보직에서 낙마하면서 두번째 경선을 치르게 됐지만 여전히 불리한 조건을 안고 경쟁해야 한다. 막말과 공천 파동 모두 선거 전체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인만큼 당 내에서도 빠른 수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문석 후보는 18일 오전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고 노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그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며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 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했다. 양 후보는 전날에도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이제 8년인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시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이라크 파병, 대연정 등에 대한 분노들이 감정조절 없이 터져 나왔던 것"이라며 사과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양문석 후보는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미디어스'에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칼럼을 기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는 양 후보의 발언 논란이 커지자 친문(친문재인),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에 공천 취소 등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을 표방하는 정당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한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실제 역대 총선을 살펴보면 여러 막말들이 표심을 뒤흔든 사례가 있어서다.
국민의힘의 경우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차명진 전 의원이 일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문란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은 당시 총선에서 지역구 84석, 비례대표 의석 19석 등 총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선거 후 당 내에서 패배 원인을 차 전 의원의 발언을 꼽는 목소리가 나오자 차 전 의원은 "책임을 피하려 패배 원인을 나의 막말 탓으로 돌린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나꼼수나는꼼수다' 출신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라이스(미국 전 국무장관)를 강간해서 죽이자"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19대에서 민주통합당은 원내 1당 자리를 빼앗겼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의정평가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2024.02.22.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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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의 막말로 공천이 취소돼 재경선을 치르게 된 서울 강북을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공천 취소 후 강북을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한 뒤 현역인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 간 2인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으나 박 의원은 자신을 배제하기 위한 '답정너'식 경선 룰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10% 통보를 받아 경선 득표율 30% 감산 페널티를 받지만 조 이사는 여성 가산점을 받아 최대 25%까지 가점을 받기 때문이다.
두 이슈 모두 관련자가 수도권 출마자라는 점에서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논란이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무당층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수도권의 경우 인구가 밀집해있어 주변 사람들 관심사와 분위기,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양 후보 논란의 경우 중도층보단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자극 받을만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파장이 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양 후보 발언에 분노하는 이들은 친노 성향으로 조국혁신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고 투표장에서도 비례대표로 조국혁신당을 찍을 것"이라며 "아무리 화가 난다해도 이들이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리는 없기 때문에, 민주당은 양 후보를 그대로 둬도 별 상관이 없다고 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양 후보의 발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며 문제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선거가 가까워지는 만큼 어떤 논란이든 길게 이어지는 것은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양문석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 "당 내에서도, 의원들 내부에서도 여러가지 갑론을박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 문제도 빨리 논란을 종식하고 여러가지 선당후사의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 논란에 대해 김부겸 선거대책위원장이 '중도층 유권자'까지 고려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일부 공감한다"면서도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해 재논의할 수는 없으니 빨리 당이 공천과정을 수습하고 총선 전체 국면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더 이상 잡음을 만들 수는 없다"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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