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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워하는 르브론 제임스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끼리 맞대결 승부처에 갑자기 계시기가 고장 나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NBA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LA 레이커스를 128대 121로 꺾었습니다.
골든스테이트가 124대 117로 우위를 잡은 경기 종료 2분여 전 레이커스의 간판 르브론 제임스가 코너에서 스테픈 커리를 앞에 두고 어렵게 던진 3점이 림을 가르면서 홈팬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미세하게 사이드 라인을 밟았다는 판정이 나와 제임스의 3점이 취소됐습니다.
아쉬움을 삼킨 제임스가 다시 마음을 잡고 공격하려던 찰나 갑자기 심판이 휘슬을 불었습니다.
공격 제한 시간을 재는 계시기가 24초에서 멈춰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연이은 심판의 개입으로 맥이 끊겼는지 제임스는 공을 코트 바닥에 패대기치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레이커스의 남은 시간이 18초로 조정된 후 제임스가 인바운드 패스를 받고 공격을 전개하려 하자 다시 심판들이 다급하게 휘슬을 불었습니다.
이번에도 공격 시간이 18초에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몇 분간 조정 작업을 마친 후 다시 제임스가 공을 받고 골든스테이트 코트로 넘어왔는데 이번에도 계시기에 표시된 숫자가 최초 설정된 16초에서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홈팬들이 양팔을 치켜세우며 불만의 뜻을 표하는 가운데 제임스도 어이가 없었는지 웃음을 짓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경기 진행을 담당하는 NBA 사무국 측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결국 코트 양쪽에 설치된 계시기의 숫자를 24초로 맞춰두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최초 문제를 확인한 순간부터 이때까지 20분가량 소요됐고, 이 가운데 실제로 경기가 이뤄진 시간은 20초가 안 됐습니다.
나머지는 계시기의 오류를 점검하고 심판진이 영상을 돌려보는 데 쓰였습니다.
레이커스 수비의 핵인 앤서니 데이비스가 눈을 다쳐 2쿼터부터 뛰지 못한 가운데 에이스 제임스가 40점 9어시스트 8리바운드를 폭발했습니다.
그러나 막판 계시기가 멈추는 촌극 속 레이커스의 추격세가 주춤해졌고, 경기 종료 1분 전 드레이먼드 그린의 패스를 받은 조나탕 쿠밍가에게 덩크슛을 얻어맞으면서 골든스테이트가 승리를 확정했습니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주포 커리가 31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리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클레이 톰프슨과 쿠밍가도 26점과 23점을 각각 보탰고, 그린 역시 12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올리며 맹활약했습니다.
경기 후 커리는 현지 매체들에 "내 경력 중에서 이런 상황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며 "대개 예비용 계시기가 준비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35승 31패가 된 골든스테이트는 9위로 올라섰고, 36승 32패가 된 레이커스는 10위로 떨어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전영민 기자 ym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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