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시 巨野에 막혔던 4대 개혁 등 국정과제 탄력…패배시 국정 장악력 약화
중간평가 넘어 정권 '명운' 걸려…여야·좌우 나뉘어 결집한 지난 대선 재판 가능성
총선이 열리는 4월 10일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한 달 앞둔 시점이다. 이번 총선의 의미 규정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반환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기에 열리는 만큼 '중간 평가'라는 성격은 피해 갈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
나아가 이번 총선은 중간 평가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인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입장이 다른 정당이 다수당이 돼 사사건건 부딪치면 국정은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며 "여당이 승리하면 앞으로 국정 운영이 근원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에 대한 회고적 평가를 넘어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여소야대의 높은 벽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불리한 의회 구도 속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핵심 대선 공약마저 미완의 상태다.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
거대 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개정안,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방송 3법') 등으로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더욱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특검 도입 법안을 강행 처리해 윤 대통령 내외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결국 이승만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쌍특검법' 부결 |
그러는 사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횡보를 거듭하며 정체에 빠졌다.
지지율 반전을 위해서는 외부 여건 개선이 절실하지만 당장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졌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같은 초대형 악재도 연거푸 터졌다.
국정 운영 동력의 두 축인 다수당의 뒷받침도, 지지율도 확보하지 못한 윤 대통령으로서는 말 그대로 설상가상을 체감한 2년이었던 셈이다.
총선 승리를 위한 여권의 총력전은 이 같은 이중고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의료·교육·노동·연금 등 윤석열 정부의 간판 국정 과제와도 같은 이른바 4대 개혁안을 정상 궤도에 태울 수 있다.
인천 민생토론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
예컨대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청년 민생토론회에서 약속한 대로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기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이나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개발 사업의 추진이 수월해진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는 대통령실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가 펼쳐질 개연성이 짙다.
총선에 패배해 현재와 같은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면 이제까지 속도를 못낸 국정 과제는 그대로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임기 후반기로 가는 현 정부의 국정 장악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기 '레임덕'(권력 누수)까지 우려해야 하는 암울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임기 중반부에 총선이 열렸던 직전 문재인·박근혜 정부가 본보기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한 지 3년 가까이 지난 2020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을 합쳐 180석이라는 대승을 거두면서 안정적인 임기 후반을 보냈다.
퇴임 직전인 2022년 5월 검찰청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구성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공포안을 의결하며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반면 박근혜 정부의 경우 출범 3년여 후인 2016년 총선에서 다수당을 내준 후 여권은 급속히 내홍에 빠져들었다.
이는 결국 다음 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이어졌다.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이 도화선이 됐지만, 여소야대 지형 속에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방어막이 무너진 게 결정적이었다.
이는 이번 총선에 정권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의미까지도 부여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 역시 여야·좌우 양쪽으로 나뉘어 진영이 결집한 지난 대선 구도를 재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소야대가 되면 21대 국회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소수당이 되면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
aayys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