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해법 계기로 한일정상 신뢰 구축…향후 사법 판단 따라 틀 흔들릴수도"
아사히 "해법 이행 순조롭지 않아…日도 과거 직시하는 자세와 노력·성의 필요"
서울 용산역 강제징용 노동자상 |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 발표 1주년을 맞아 일본 언론이 해법 발표가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됐지만, 일부 원고의 해법 거부 등 과제도 남아 있다고 7일 진단했다.
일부 언론은 역사 문제가 한쪽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일본에 과거를 직시하는 자세와 성의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6일 승소가 확정된 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피고 기업 대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배상금을 준다는 '제3자 변제' 해법을 발표했고, 실제로 일부 원고 측에 이 방법으로 배상금을 지급했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징용 해결책을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신뢰가 깊어졌다"며 "해결책 발표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미 7회 회담해 신뢰 관계를 구축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년간 한일 관계가 무풍 상태는 아니었다"라면서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철거와 히타치조선이 한국 법원에 맡긴 공탁금 지급 등 양국 여론이 반발할 수 있는 사안이 있었지만,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요미우리는 "양국 정상은 셔틀 외교를 가속해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 3월 방한은 미뤄졌지만, 총리는 주변에 '윤 대통령을 지원하게 된다면 언제든 방한한다'는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아사히신문도 해법 발표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이 급속도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일부 원고가 재단으로부터 배상금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고 징용 소송에서 승리하는 원고가 늘어나는 등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재단은 배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법원에 맡기는 공탁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원이 수리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사법 판단에 따라 해결책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4월 한국 총선 결과에 따라 징용 문제가 다시 양국의 장벽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윤석열 정권을 뒷받침하는 여당이 패한다면 해결책에 대한 비판이 강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도 "해결책 이행이 순조롭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작년 연말 이후 비슷한 소송 9건에서 승소한 원고는 50명을 넘고, 재단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별도 사설에서 한국에만 해법 이행을 촉구하는 일본 정부를 향해 진일보한 행동을 보일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 "역사 대립의 극복에는 부단한 노력과 성의가 필요하다"며 "그 원점을 잊지 말고 일본도 (한일) 관계를 되돌리지 않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일본 측에 "징용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말고, 과거를 직시하는 자세를 계속해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일본 민간 기업들에 배상금 조달 동참을 요구해 왔으나, 일본 정부와 기업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는 모두 해결돼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징용 해법이 한일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본 기업의 참여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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