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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프로야구 42년, 돈 내고 온라인 중계 보는 시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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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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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올해부터 3년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생중계를 볼 수 없다. 오로지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티빙에서만 볼 수 있다. 프로야구를 온라인으로 시청하려는 팬들은 티빙 앱을 다운 받아야만 한다.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9일부터 4월30일까지는 무료로 시청할 수 있지만 5월부터는 월 5500원을 지불해야만 한다. 프로야구도 온라인 유료 중계 시대가 열린 셈이다. 티브이(TV)로는 예전처럼 5대 케이블 채널(KBSN스포츠, MBC스포츠플러스, SBS스포츠, SPOTV, SPOTV2)에서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야구위는 씨제이 이엔엠(CJ ENM)과 3년 총액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에 2024~2026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했다. 연평균 계약만 놓고 보면 기존 계약 규모인 5년간(2019~2023년) 총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를 생중계해온 네이버·다음 등 포털 또한 유무선 중계권 경쟁 입찰에 참여했지만 씨제이 이엔엠보다 훨씬 적은 금액(300억원 가량)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위는 지난주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와도 3년간 1620억원(연평균 540억원)에 중계권 계약을 연장했다. 이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계약(2160억원)했을 때와 연평균 액수가 같다. 이로써 프로야구는 티브이(TV), 유무선 중계권을 합해 연평균 990억원의 중계권료를 확보하게 됐다. KBO리그 메인 스폰서십(신한은행·약 80억원)까지 더하면 프로야구는 연평균 1000억원 이상의 스포츠 콘텐츠가 됐다.



2월에 끝난 카타르아시안컵 축구도 티빙과 쿠팡플레이에서만 온라인 생중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포츠와 오티티의 결합은 생소하지 않다. 네이버 등 포털이 점점 스포츠 생중계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과 궤를 함께한다. 프로축구 K리그 또한 현재 쿠팡플레이에서만 온라인 생중계되고 있다.



오티티 업체가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하는 사례는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인기 프로그램인 ‘알에이더블유’(RAW)의 독점 중계권을 최근 확보했는데 2025년부터 10년 동안 50억달러(6조6540억원)를 지불한다. 미국프로축구(MLS)의 경우는 지난해 애플TV(3조327억원)와 10년 25억달러에 중계권 계약을 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또한 연간 10억달러(1조3308억원)를 투자해 2022년부터 목요일 밤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을 독점 중계하고 있다.



스포츠의 경우 고정 시청층이 있어 오티티 업체에는 매력적인 콘텐츠일 수밖에 없다. 신규 가입자 유입 및 ‘락인(lock-in)’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등 포털이 초기 정착기에 무료 뉴스나 스포츠 콘텐츠로 사람을 끌어모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2020년 전까지 오티티는 드라마나 예능만을 취급해왔다. 하지만 드라마나 예능은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 200억원 이상 제작비를 써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 “상대적으로 팬층이 강한 프로 스포츠는 위험성이 적다. 프로야구의 경우 8개월 가량 이어지기 때문에 시청자를 장기적으로 묶어둘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데이터 요금만 내고 온라인에서 프로야구를 무료로 즐기던 팬들의 반발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구단의 자생력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시선도 있다. 현재 프로야구는 연간 450억~500억원의 운영비를 쓰며, 모그룹으로부터 연간 150억~200억원을 지원 받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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