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축구 미래' 이강인이 좀처럼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부터 부진하더니 급기야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강인은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갖춰 축구 신동으로 불렸다. 한국 공영방송 KBS에서 제작한 '슛돌이'에 출연한 후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스페인 발렌시아로 이주해 본격적으로 축구 선수 길을 걸었고, 그곳에서 프로 데뷔를 이뤘다. 주전을 차지하지 못하고 RCD 마요르카로 이적했지만 마요르카에서 재능을 만개시켜 지난 시즌 라리가가 주목하는 초대형 유망주로 떠올랐다.
마요르카에서 한 단계 발전한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관심을 뒤로하고 PSG로 이적해 프랑스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PSG는 이강인의 재능을 단번에 눈여겨봤다.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몇 년 동안 이강인을 지켜보는 등 공들여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강인은 PSG 이적 직후 허벅지 부상으로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지만 리그 개막전과 2라운드 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9월과 10월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이후 PSG에서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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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명문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PSG 데뷔골을 쏘아올렸고, 직후 열린 브레스트와 리그 경기에서는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리그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11라운드 몽펠리에전에서는 리그 데뷔골을 작성했다. 귀중한 선제골로 3-0 승리를 도왔고, 이 골은 리그1 11월 이달의 골로 선정됐다.
엔리케 감독의 믿음은 계속 이어졌다. AS모나코전을 제외하고 리그 5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2023년 마지막 경기였던 메스전에서는 다시 도움 한 개를 올리며 엔리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페옹 결승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과 동시에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며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참가 후 상황이 꼬였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멀티골을 넣어 한국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에서도 1도움을 올려 3-3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4강까지 종횡무진 누빈 이강인은 대회 공식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그만큼 이강인이 대표팀에 끼친 영향력이 대단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강인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부진한 후 좀처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요르단전 전날 주장 손흥민과의 불화로 '탁구 사건'을 일으키며 조직력에 흠집을 냈다. 이는 경기력으로도 이어졌다. 요르단과의 경기 당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요르단 수비의 강한 압박과 마크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 도중 중앙으로 스스로 위치를 변경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했고, 계속 고립됐다. 이강인도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에 소극적이었다. 후반 21분 알타마리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줄 때 이강인은 황인범을 향한 뒤늦은 패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요르단에게 0-2로 완패해 4강에서 탈락한 후 그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강인은 곧바로 PSG로 복귀했으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레알 소시에다드전을 건너뛰었다.
복귀전이었던 낭트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평범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61분만 뛰고 교체아웃 됐다. 현지 평가도 냉담했다.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가 돋보이지 않았다며 대부분 최하위권 평점을 부여했다.
스타드 렌과의 경기에 다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이번엔 45분만 뛰고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공격 전개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장기였던 탈압박 능력도 실종돼 여러차례 공 소유권을 빼앗겼다. 2경기 연속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최근 AS모나코와의 경기에서는 아예 벤치 멤버로 시작해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투입됐다. 평점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일각에서는 다가올 주중 챔피언스리그 소시에다드전을 앞두고 체력 안배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보통 아예 휴식을 주거나 15분~20분 정도 시간을 줘 경기력을 유지하게끔 한다. 5분 출전은 큰 의미가 없다. 실제로 휴식이 필요했던 워렌 자이르 에메리는 모나코전을 건너뛰었다.
요르단전부터 급격히 추락한 이강인은 경기력과 입지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나간 일들은 잊고 마음을 다잡아 빠르게 회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PSG,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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