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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 나이에 FA를 하지?” 애증의 1차지명→김광현 제치고 승률왕, 28세에 대박을 꿈꾼다 [오!쎈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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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 /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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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일본), 이후광 기자] 애증의 1차지명 투수였던 엄상백(28·KT 위즈)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어느덧 예비 FA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엄상백은 28살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FA를 꿈꿀 수 있는 비결로 ‘운’을 꼽았다.

엄상백은 부산 기장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의 뒤를 잇는 4선발로 낙점, 개막 후 4일째 등판에 맞춰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 기장 캠프 라이브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오키나와에서 한 차례 연습경기 등판이 예정돼 있다. 엄상백은 오는 9일 개막하는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엄상백은 “라이브피칭을 했는데 몸이 잘 만들어져 있더라. 코치님들이 그런 부분을 감안해 조금 더 몸을 만들어야 하는 투수 위주로 연습경기 등판을 잡았다. 나는 아마 마지막 경기에서 한 번 던지고 귀국할 것 같다. 구단의 배려 덕분이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엄상백은 덕수고를 나와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하지만 입단 초기 그를 향한 기대감은 금세 애증으로 바뀌었다. 좋은 재능과 구위를 갖고도 늘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막내 구단의 1군 진입 초창기 시절 애증의 엄주곤(엄상백-주권-정성곤) 트리오의 엄이 바로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은 군 입대를 커리어의 전환점으로 만들었다. 2019시즌을 마치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2년 동안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첫해 남부리그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1.68로 2관왕(다승, 평균자책점)을 차지한 뒤 2021년 11경기 6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46으로 기세를 이었다. 피안타율이 .218에 불과했고, 사사구가 9개인 반면 탈삼진은 75개에 달하는 압도적 투구에 힘입어 ‘언터처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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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군에서 돌아온 엄상백은 10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1군 분위기를 익힌 뒤 이듬해 풀타임 첫 시즌을 맞아 KT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투수로 성장했다. 시즌 초반 부상 이탈한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더니 아예 선발로 정착해 10승 투수로 거듭나며 고영표, 소형준과 함께 막강 토종 트리오를 구축했다.

엄상백은 2022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뛰다가 배제성을 제치고 선발로 정착해 33경기 11승 2패 평균자책점 2.95의 커리어하이를 썼다. 9월 25일 NC전에서 데뷔 첫 10승, 10월 8일 KIA전에서 첫 선발 10승을 차례로 달성했고, 승률 .846를 기록하며 KBO리그 대표 에이스 김광현(.813·SSG)을 제치고 승률왕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막바지 갈비뼈 미세골절을 당하며 20경기 111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기록은 7승 6패 평균자책점 3.63. 그럼에도 2015년 데뷔 때부터 꾸준히 기회를 얻고 마운드에 오른 결과 올해 예비 FA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엄상백은 2024시즌을 별 탈 없이 마치면 감격의 FA 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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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백은 “난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기회를 많이 받아서 이렇게 자리를 잡고 야구할 때쯤 FA가 되는 거 같다”라며 “어떻게 보면 이렇게 하지 못하는 선수가 더 많다. 2군에서 4~5년 있다가 1군에서 정착해 FA가 되는 선수가 태반이다. 그러면 30대 초중반 정도 된다. 어떻게 내가 벌써 이 나이에 FA를 노리나 싶다. 난 아직 부족한데 말이다. 실감이 안 나고, 점점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예비 FA가 된 소감을 전했다.

FA를 앞두고 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딱히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없다. 엄상백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거밖에 없다. 부담도 전혀 없다. 내가 하던 대로만 하면 나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내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난 야구만 잘하면 된다. 덤덤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야구하는 사람이다. 협상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결국 내가 잘해야 한다”라며 “FA 시즌이라는 생각을 안 하고 똑같은 1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도 신경 쓰이는 마당에 너무 의식하면 안 된다”라고 2024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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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년 107억 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에이스 고영표는 최근 “(엄)상백이는 창룡문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디 가지 않게 내가 잘 구워삶아야 할 것 같다”라며 엄상백의 KT 잔류를 희망했다. 고영표는 다년계약 후 수원의 상징인 화성 장안문에서 기념 촬영을 했는데 엄상백이 화성의 또 다른 문인 창룡문에서 FA 계약 ‘인증샷’을 찍기를 기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엄상백은 “(고)영표 형이 언론에 되게 많이 내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웃으며 “나도 이 좋은 팀에 오래 있고 싶다. KT에 10년 동안 몸담으면서 정도 많이 들었다”라며 “팀을 옮긴다는 거 자체가 양날의 검이다. 물론 이적이 맞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리를 어느 정도 잡은 선수는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라고 잔류 의지를 넌지시 내비쳤다.

엄상백에게 끝으로 예비 FA 시즌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뽐내고 싶다. 규정이닝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 아프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할 거라고 본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FA 대박을 꿈꿨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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