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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인터뷰] '성+인물3' 제작진 "나체주의에 주저앉은 신동엽, 진짜 리액션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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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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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PD, 윤신혜 작가가 세 번째 '성+인물',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의 제작 과정과 기획 의도에 관해 솔직히 털어놓았다.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은 신동엽,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지난 20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톱10 TV 부문 대한민국 2위는 물론 홍콩, 싱가포르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의 첫 방문지였던 암스테르담 홍등가와 카사로소를 시작으로 독일의 혼탕 사우나, 나체주의자들이 모여 운동하는 공원, 베를린의 클럽과 BDSM 플레이 스튜디오, 유명한 여성 자위 기구 회사 '우머나이저'와 폴리아모리(다자간연애) 가족들과의 만남까지. MC인 신동엽과 성시경은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만난 성(性) 인물들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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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PD, 윤신혜 작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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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미리 다 체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윤신혜 작가(이하 윤) "MC들에게 부탁하려면 미리 체험해야 했다. 실제로 혼탕을 다 들어가봤다. 저 포함해서 작가들이 8명이고, PD는 10명이다. 혼탕 체험을 하는 팀을 짜서, 타임을 정해놓고 여자들이 먼저 하고 나오면 PD들이 들어갔다. 타이밍이 안 맞아서 마주칠 뻔하기도 했다. 베를린 클럽 문화도 직접 체험했다. '입뺀'으로 악명 높은 데다. 안 맞으면 문지기 분이 바로바로 퇴장을 시킨다. 5명 중에 2명이 '입뺀'을 당했다. 돌아오면서 스스로의 의상을 점검하고 반성했다."

-수위를 고민했겠다.

김인식 PD(이하 김) "유럽으로 가게 됐을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기존 시즌에서 동양 문화권을 다뤄왔다 보니, 문화적 접점이 있는 곳이라서 심리적 거리가 덜했다. 유럽으로 간다고 했을 때, 어디까지가 괜찮게 느껴질지 고민했다. 다행히 저희가 잡은 수준이 그렇게까지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문화적 맥락을 전부 다 이해하는 게 아니라, 교양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그렇게 깊게 다루진 않았다. 어느 정도 대변해서 표현하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 비판이 많았는데.

김 "성이란 소재를 다룰 때,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어느 분 같은 경우엔 어떻게 성을 예능적으로 다루냐고 생각할 수 있고, 또 성을 그렇게 엄숙하게 다루는 게 오히려 문제라고 한다.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본 결과, 너무 무겁게 다루진 않되 다양한 문제를 함께 다루는 게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네덜란드 홍등가에서는 그들의 문화를 담아내면서, 한국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할 점을 MC들이 물어봤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담아내려고 했다."

-네덜란드 성매매 합법화에 대해 성공한 정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데.

김 "어떤 정책의 성패를 이야기하는 것이,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진행되고 있는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실패했다는 주장이 있는 것이지, 그 주장으로 실패했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네덜란드 현지에서 이 정책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나. 그건 아닌 것 같다. 굉장히 많은 네덜란드 분들을 인터뷰했을 때, 그들은 정책을 찬반의 영역으로 다루지 않더라. 그 정책에서 포함하지 못한 것을 어떻게 포함해야 할지를 고민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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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PD, 윤신혜 작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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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외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다.

윤 "그들에겐 나체주의는 우리 기준과는 다르다. 얼굴 공개에 관해 부담을 느끼진 않더라."

김 "그들이 부담을 가졌던 건, 나체주의인데 몸이 가려지는 것이었다. 몸을 가리는 것을 설득했다. 오히려 그들은 이걸 가릴 것이면 나체주의를 왜 가리냐고 했다. 한국 시청자 분들에겐 성기는 가려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저희도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나체주의 철학자 같은 경우엔 집에서 일상을 찍어서 주겠다고 하더라."

윤 "저희도 처음에 그 동영상을 보고 담당 작가가 무심코 클릭했다가 놀랐다. 실제로도 생활을 이렇게 하고 있고, 나를 잘 설명하려면 이런 모습이 담겨야 한다고 해서, 호의적으로 보내준 영상이었다."

-예능과 교양 사이 어딘가다.

김 "저희가 시즌을 거듭할 수 있었던 건, 다양한 취향을 가진 시청자 중 어디를 타깃팅하는가였다. 다양한 의견을 다루는 게 수반돼야 할 것 같았다. 성이란 소재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있고, 다양한 생각 가운데 표준점은 어디일지 고민했다. 고민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 예능적인 어떤 걸 놓쳤다는 피드백에 마음이 아팠는데, 그런데도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걸 계속 조율해 나가고 싶다."

-지난 시즌이 비판을 받았는데, MC들이 흔쾌히 출연했나.

김 "일본 편이 공개됐을 때, 대만 편을 촬영하던 시기다. 나라별로 다뤄야 하는 문화는 있다고 생각했다. 네덜란드, 독일에서 다뤄야 할 것들이 있다. MC들도 그런 맥락에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번 시즌까지 공개된 후에는 시청자 분들이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를 다루는구나'란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MC들도 같은 생각이다."

윤 "신동엽은 정말 솔직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다. 나체주의를 보고 주저앉는데, 그건 솔직하게 리액션을 해준 거다. 굉장히 감사했다. 성시경은 시즌1부터 일본어를 잘했는데, 대만에서는 중국어를 못하는데도 아침에 수업을 하면서 배웠다. 이번엔 영어 통역을 하면서도, 대본을 미리 받아 문장도 많이 연구해왔다. MC들이 아니었으면 시즌3까지 못 왔을 것 같다. 성시경은 매형이 독일인이다. 그래서 음식을 잘 알더라. 성시경은 이미 독일을 갔다 온 적이 있어서, 혼탕 사우나를 체험해본 적이 있다고 하더라."

-어느 정도의 대본이 있는 건가.

윤 "아무래도 인터뷰 프로그램이다 보니, 작가들이 사전 조사를 하고, 여러 차례 출연자와 미팅을 한다. 기본 질문지를 주고, 그 질문지 안에서 MC들이 더 다양한 질문을 한다. 신동엽이 민감한 질문을 하면서 고민하기도 하는데, 성시경이 '그냥 하자'고 한다. 그런 케미가 있다."

김 "사전에 촬영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동의하는 출연자에게 '문화가 다른 한국인이 와서 질문을 한다. 그쪽 문화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사후적으로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 문화적 교류'하고 한다. 그래서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그들이 출연을 동의하는 건, 이 문화를 소개하고픈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수월하게 인터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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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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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MC나 성소수자를 섭외할 생각도 있나.

김 "첫 시즌 공개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시청자 분들이 많았다.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처음엔 잘 모르는 사람이 성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프로그램이 발전해가는 방향을 보면 여성 패널을 섭외해도 좋을 것 같다. "

-제작진은 성별 비율이 어떻게 되나.

김 "작가는 전부 다 여자고, PD도 저 빼고 다 여자다. 그래서 남성적 시선이라는 피드백에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하면 균형 잡힌 시선을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윤 "성별이 아닌 사람으로 접근한다. 인물 대 인물, 사람 대 사람으로 바라본다."

-체험하면서 가장 놀랐건 문화는 무엇이었나.

윤 "나체주의. 취재를 하면서 머리로는 그럴 수도 있지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상상을 했는데, 상상 속에서 몸을 가리고 있더라. 그들은 자신의 몸의 자유가 본인에게 있는데, 저는 몸에 대한 필터가 남에게 가 있더라. 그런 걸 깨달으면서, 부끄러운 것, 가려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을 만나고 난 다음엔 '다시 태어나면 나체주의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해보면 건강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까지 갖게 됐다."

김 "BDSM 체험을 직접 했다. 강도를 조절해야해서, 편하게 하라고 했다. 아직 일단 편하게 시작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뺨을 때리더라. 맞고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윤 "실제로 사전에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세게 때릴지 몰랐다."

-단순하게 '서양은 개방적이다'로 비치면 안 됐는데.

김 "폴리아모리를 다룰 때, 장모의 이야기를 담은 이유가 그렇다. 자식이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하는데, 독일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쾰른은 독일 내에서도 다양한 관계에 열려있는 곳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시경도 '이게 이 나라를 다 대변하지는 않는다'라고 한다. 그 나라 전체가 동의하는 게 아니다. 그들이 마주하는 편견들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그렇다."

-한국판 성인물이 나올 수 있을까.

김 "기획 의도가 다른 나라의 성 문화를 다루는 것이니까. 우리가 한국에서 다루는 건 어렵지 않을까. 한국 편을 한다면, 기존 포맷이 아니라 다른 포맷으로 확장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시즌 세 개를 하면서 문화적 관점이 다른 나라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북유럽과 미국을 조사했는데,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가 있더라. 그걸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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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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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네덜란드, 독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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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뤄보고 싶은 나라가 있나.

윤 "북유럽, 스웨덴은 성교육이 잘 된 나라다. 덴마크는 결혼을 일정 나이까지 못하면 계피 세례를 맞는다. 되게 다양한 문화가 있다. 다루고 싶은 나라는 많다.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도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제작진끼리 하기도 한다. 기회가 생긴다면, 다양하게 열어두고 만들고 싶다."

-아직 보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자면.

김 "진입장벽이 없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공고해 보일 수 있는데, 세 번쨰 시즌이라는 건 충분한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어필하고 싶다. 시즌3까지 온 콘텐트라는 걸 감안하시고 정주행해주셨으면 좋겠다."

민 "가감없이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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