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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이제야 꽃길이 펼쳐지는 듯 했지만,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나균안이 외도 및 폭행 의혹으로 고개를 숙였다.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롯데 구단의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나균안은 28일 롯데 구단을 통해 "개인적인 일로 시즌 직전에 (물의를 빚게 돼) 구단과 감독님, 선수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나균안과 2020년 결혼한 아내 A씨는 27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남편이 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나균안과 다툼 과정에서 폭행 피해까지 입었다고 얘기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후 롯데 구단은 28일 오전까지 나균안과 면담을 가졌으나 나균안은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균안은 구단을 통해 "최근 알려진 일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그 부분에 대해선 법적인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인 사실은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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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전향, 개명...다사다난했던 나균안의 야구인생
창원신월중-용마고 졸업 이후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나종덕(개명 전 이름)은 향후 롯데 안방을 책임질 포수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7년 5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06경기와 104경기에 출전했으나 1할대 타율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팀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2017시즌 이후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FA(자유계약)로 팀을 떠나면서 안방 고민이 커진 롯데로선 아쉬움이 더 컸다.
한참 방황하던 나종덕은 2020년 투수 전향을 택했고,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그해 7월에는 이름을 나균안으로 개명하면서 변화 의지를 나타냈고, 12월에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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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종덕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2021시즌이었다. 1군,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나종덕은 그해 5월 초 1군으로 콜업됐고, 5월 5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하면서 투수 데뷔전을 치렀다. 성적은 1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실점.
나균안은 계속 경험을 쌓았고, 2021시즌을 23경기 46⅓이닝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1로 마무리했다. 롯데는 나균안이 비시즌 동안 좀 더 가다듬는다면 훨씬 나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예상은 현실이 됐다. 나균안은 2022시즌 39경기 117⅔이닝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시즌 초반만 해도 주로 구원 등판하다가 5월 말부터 선발로도 기회를 얻었고, 8월 이후엔 전부 선발로 나섰다. 7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완벽하게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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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계 도약한 2023년의 나균안
2021~2022시즌을 통해 검증을 마친 나균안은 선발투수로 2023시즌을 출발했다. 특히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2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첫 단추를 잘 끼웠고, 4월 한 달간 5경기 33⅔이닝 4승 평균자책점 1.34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덕분에 생애 첫 월간 MVP까지 수상했다.
5월 3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주춤했던 나균안은 5월 중순을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다소 부진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햄스트링 염좌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나균안은 8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27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선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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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 달간 3경기 17이닝 1패 평균자책점 2.65로 선전한 나균안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역투를 펼치면서 대표팀의 대회 4연패에 힘을 보탰다. 투수로서, 또 선수로서 나균안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나균안은 소속팀 복귀 이후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7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으며 시즌을 마쳤다. 나균안의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23경기 130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
어느덧 팀의 주축 선발투수가 된 나균안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연봉협상에서 88.1% 인상된 2억 5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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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욕심 난다" 독하게 마음 먹고 시즌 준비하고 있던 나균안
나균안은 2024시즌에도 팀 전력에 없어선 안 될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이후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나균안을 4선발로 못 박았고, 찰리 반즈-애런 윌커슨-박세웅-나균안으로 이어지는 4선발을 구축한 상태다.
나균안은 지난 1월 중순 동료들보다 먼저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 괌에 입성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지고 있는 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순조롭게 몸을 만드는 중이다.
1차 스프링캠프 당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나균안은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더 열심히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나는 얼리 워크(Early Work) 스케줄을 받지 않았지만 스스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며 "괌에 오고 나서 매일 아침 6시 30분에 눈을 뜨고 훈련을 시작한다. 더 독하게 운동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또 나균안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내가 4선발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내 자리는 아직 확실하게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실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2023시즌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았다. 5월까지는 페이스가 정말 좋았지만 이후에는 아니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어떻게 하면 빨리 반등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내가 부족했던 걸 보완하기 위해 준비했고 열심히 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다녀오니까 왜 국가대표팀에서 야구를 꼭 해봐야 하는지 알게 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그 느낌을 다시 한 번 체험하고 싶다. (올해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욕심이 생긴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야구 잘하는 선수들과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경험한 것들이 너무 많다. 올해 스스로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는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프리미어12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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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롭게 시즌 준비하던 나균안, 의혹에 법적 대응 나섰다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은 순조로웠다. 나균안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나균안은 총 44개의 공을 던지면서 구위를 점검했다. 패스트볼(20개)과 포크볼(12개), 커브(7개), 커터(5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으면서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하지만 나균안은 삼성과 연습경기를 마친 뒤 현장 취재진과 별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아내 A 씨의 폭로 이후 구단과 대응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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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롯데는 나균안의 주장을 믿는 듯하다. 팀 일정에서 배제하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의혹만으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균안은 일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허위사실 유포를 근거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실 이번 사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폭행 여부다. 외도의 경우 리그 내 뚜렷한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균안이 다툼 과정에서 폭행을 범했거나 사법처리를 받는 죄를 저질렀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구단은 물론이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도 상벌위원회 개최를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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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선물' 없었던 김태형호, 시작 전부터 큰 고민 떠안았다
나균안이 외도 의혹을 반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2024시즌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나균안의 소속팀 롯데는 다음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오는 3월 9일 시범경기 개막전에 돌입, 본격적인 정규시즌 출발을 대비한다. 롯데는 3월 9~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첫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른다.
2018시즌부터 6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지난해 10월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 명인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 연봉 6억원과 계약금 6억원 등 총 24억원의 특급대우다.
김태형 감독은 1990년 OB(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 현역 은퇴 때까지 줄곧 베어스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었다. 1995년 OB의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핵심 멤버였다. 타격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뛰어난 수비력과 투수 리드, 팀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주축으로 뛰었다.
2002년부터 10년 넘게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은 김 감독은 2015시즌 두산 선수단을 이끌었고, 팀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젊은 명장의 탄생을 새롭게 알렸다. 이듬해에는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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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이후 2017, 2018시즌에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2019시즌에는 주전 포수 양의지가 FA(자유계약)로 NC 다이노스에 이적하면서 전력이 약화됐지만, 극적인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2020, 2021시즌에도 포스트시즌에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고 연이은 업셋(Upset)과 함께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얻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김태형 감독의 게임 운영은 극찬을 받았다.
2022시즌 종료 후 두산과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지난해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야인' 생활은 길지 않았다. 2017시즌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명장을 품으면서 현장 복귀가 성사됐다.
다만 아쉬운 게 있었다면,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확실한 '취임 선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력 누수가 있었다. 주전 내야수였던 안치홍(한화 이글스)이 FA로 이적한 데 이어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지원한 주전 3루수 한동희의 경우 합격 통보를 받게 된다면 오는 6월 중순 군 입대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다.
김태형 감독은 "군 문제는 처음부터 준비를 해야 되는데, 병무청에서 영장이 나오면 갈 수밖에 없다. 기다릴 수 없다. 그래도 상무에 지원을 하는 게 본인한테 가장 좋지 않겠나. 우선은 상무에 지원하도록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사안으로 나균안도, 롯데도 큰 타격을 받은 건 사실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균안까지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도약을 꿈꿨던 롯데의 도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롯데 나균안 연도별 KBO리그 정규시즌 성적(2017~2019년 타자, 2021~2023년 투수)
-2017년: 5경기 4타수 무안타
-2018년: 106경기 177타수 22안타 타율 0.124 2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376
-2019년: 104경기 185타수 23안타 타율 0.124 3홈런 13타점 OPS 0.383
-2021년: 23경기 46⅓이닝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
-2022년: 39경기 117⅔이닝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
-2023년: 130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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