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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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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이 커터 입이 쩍! 류현진 두 번째 불펜피칭 만에 입증한 ‘남다른 클래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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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류현진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에서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오키나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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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류현진(37·한화)은 녹슬지 않았다. 아니, 업그레이드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른 단 두 번의 불펜피칭으로 ‘류현진’ 이름 석 자를 증명했다. 구위가 떨어졌을 것이란 주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명불허전이다. 제구가 완벽했다. 포수가 미트를 갖다 대는 곳마다 정확히 안착했다. 포수가 팔을 움직일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패스트볼은 묵직하게 쭉쭉 뻗었다. ‘빵빵’ 경쾌한 소리를 내며 미트를 때렸다. 커브, 슬라이더 등도 예리하게 꽂혔다. 주변 스태프들이 ‘와’하는 탄성을 질렀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다.

“나이스 볼!” 포수 이재원(37)의 소리가 불펜장을 휘감았다. 청소년 대표 이후 19년 만에 받아본 볼은 더 위력적이었다. 특히 이재원이 놀란 건 류현진 컷패스트볼(커터)이었다. 우타자가 있을 때를 가정하고 몸쪽 가까이 미트를 댔다.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예리하게 휘었다. 국내 좌투수가 좀처럼 던지지 않는 ‘몸쪽 높은 커터’를 능수능란하게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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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3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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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은 “커터는 우투수가 좌타자한테는 잘 던지는데 좌투수는 우타자에 진짜 잘 던지지 않는다”며 “(류)현진이가 메이저리그에서 많이 던진 경험이 있어 잘 던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원하는 로케이션(위치)이 있으니 포수 (최)재훈이와 잘 얘기해서 (커터를) 많이 던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커터는 투수가 제대로 구사하기 어려운 구종 중 하나다. 커브나 슬라이더보다 회전이 적다. 슬라이더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다. 타자가 공을 예측하고 반응하기 어렵다. 몸 가까이 붙이기 때문에 타자가 움찔하며 배트가 쉽사리 나가질 않는다. ‘볼’이라고 생각하다가 삼진당하기 십상이다.

더구나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로 제대로 제구돼 들어가면 치더라도 정타가 되기 어렵다. 빗맞아서 파울이 되거나 땅볼, 플라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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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오키나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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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 때문에 이번 시즌 류현진 ‘커터’ 대비가 각 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정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 피칭을 지켜본 양상문 해설위원도 “좌투수가 우타자 몸쪽 높은 쪽으로 커터를 던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 꺾이면 딱 치기 좋은 높은 속구 아닌가. 장타를 맞을 위험성이 있는 동전의 양면 같은 구종”이라며 “반대로 깊으면 몸에 맞는 공이다. 제구가 안 되면 던질 수 없다. 그 제구가 되더라. 올해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승민 투수코치는 “류현진하면 체인지업이 떠오르는데, 지금 커터를 우타자 몸쪽에 높은 코스에 던지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수준 높은 투구를 한다”며 “국내 선수들은 주문해도 쉽게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데, 이걸 스스로 연습 때 하는 걸 보니 놀랍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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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 훈련을 하고있다. 오키나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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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위원과 박 코치의 말처럼 왼손투수가 던지는 커터는 우타자 몸쪽으로 예리하게 휜다. 속구처럼 출발해 히팅포인트에서 변화를 시작하므로, 제구가 뒷받침되면 배트를 부러뜨리거나 땅볼을 유도할 수 있다. 바깥쪽으로 던지면 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몸쪽으로 던지는 게 효과가 크다.

문제는 ‘몸쪽은 살짝만 가운데로 몰려도 장타를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 탓에 던지기를 꺼린다. 제구에 자신있는 투수여도 ‘홈런을 맞으면 안 된다’는 본능이 투구에 방해 요소가 된다.

더구나 올해는 자동볼판정시스템(ABS) 도입으로 높은 공 활용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투수, 강속구 투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인-하이(몸쪽 높은) 패스트볼’이 투수들 생존을 가를 ‘치트키’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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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오키나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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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인-하이에 더해 인-하이 컷패스트볼까지 장착했으니, 커브와 체인지업 위력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불펜투구에 관계자들 입이 벌어진 이유다.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투수 전문가들이 체감할 만큼 보여줬다는 의미다.

‘코리안 몬스터’의 합류로 한화는 선발진을 리그 최강 수준으로 격상했다. 류현진과 지난해 11승을 거둔 펠릭스 페냐가 원투펀치를 맡고, 리카르도 산체스와 문동주가 3, 4선발로 그 뒤를 잇는다.

강한 선발진은 성적을 담보한다. 2021년 통합우승을 따낸 KT가 선발진 중요성을 증명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개막전에 나가는 데 문제없다”며 “로테이션을 안 걸러주는 게 팀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외적으로는 젊은 투수들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몬스터의 귀환’으로 리그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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