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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5 (월)

[단독] 남규리의 고백 "내 인생은 희극, '말의 힘'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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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솔로곡 '헤일로' 발매하는 남규리
연예인 같지 않은 실제 남규리의 삶 고백
"방 한 칸에 여섯 식구 살던 시절도... 그래도 흥 많은 가족"
한국일보

남규리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하이어랭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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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그룹 씨야로 데뷔한 남규리는 어느덧 19년 차 아티스트가 됐다. '여인의 향기' '구두' '미워요' '사랑의 인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던 씨야. 이후 남규리는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 '붉은 달 푸른 해' '이몽' '카이로스' '너는 나의 봄' 등과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 '신촌좀비만화' '데자뷰' '질투의 역사'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로 변모해왔다.

그런 그가 22일 오후 6시 첫 솔로 디지털 싱글 '헤일로(HALO)'를 발매하고 가수로 돌아온다. 이번 싱글은 남규리가 가창뿐 아니라 작사·작곡에도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헤일로'는 지금까지 대중이 알고 있던 남규리의 음색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사실 남규리의 연예계 생활은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배우 생활을 하며 왕따를 당하기도 했고, 갖가지 오해와 억측에 마음이 무너졌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남규리는 '긍정의 아이콘'이다. 어린 시절부터 일기를 썼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손편지를 전하는 순수한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새침한 외모와 상반되는 털털한 성격은 그를 오래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신곡 발매를 앞두고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남규리는 자신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재작년에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엄청 들었어요. 어릴 때 어떤 아이였냐고요? 고시원에서 일기 쓰던 아이에요. 합정동의 창문 없는 고시원에 살았죠. 일기에 '지금은 한 달에 35만 원 벌지만 좋은 가수가 되어서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썼던 거 같아요. 요즘도 일기를 매일 써요. 감사한 일들과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적고 수시로 감사하다고 말해요. '시크릿'이라는 책을 그때부터 읽었는데 요즘 다시 읽고 있어요. 너무 많이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죠. 저는 말의 힘을 믿어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모든 건 순리대로

"어느 날 느낀 게 있어요. 저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얘기하면 하려 할수록 왜곡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만히 있다가 언젠가 귀 기울여주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기로 결심했어요. 순리를 배우고 사니까... 때가 되면 알아서 보여드릴 사람이 되는 거라 생각해요. 그 전에는 묵묵히 최선의 선택과 최대의 노력을 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저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숙소를 잡아놓고 무작정 떠나는 나홀로 여행도 계획 중이에요."

인간 남규리의 삶

"저는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해요. 옷이나 화장품도 별로 없고 음식도 안 사놓죠. 옷장엔 거의 트레이닝복이 차지하고 있어요. 미팅 때는 격식 있게 입고 싶은데 (그런 옷이) 많이 없어요. 양말도 인터넷으로 사는데 열 켤레에 11600원짜리를 사요. 새해 시작할 때 사고 중순에 한 번 더 사죠. 제가 흰색 성애자라서 주로 흰 양말을 사는데 오래 신은 양말은 안 버리고 운동 갈 때 신어요. 조미료가 많은 음식은 잘 안 먹는데 간헐적 단식이 습관이 돼있어요. 매일 화장실 가고 사과 달걀 두유 이런 것들을 주로 먹어요. 저에게 상을 주는 날은 치킨이랑 떡볶이를 먹는답니다. 하하."

친구들이 바라보는 모습

"저는 연예인 같지 않고 순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친구들이 가끔 제가 TV에 나오면 연예인 같다고 할 정도죠. 혼자 감자탕 집에 가서 뚝배기를 먹고 예전에 단골이던 식당은 직원들이 다 알아서 김치 두 그릇을 갖다주고 그랬어요. 혼자 오니까 불쌍한 느낌이 들었나 봐요. 하하. 씨야 활동 끝나고 연기를 할 때도 아저씨들만 있던 순댓국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그랬어요. 새해엔 남산 해돋이 보러 혼자 갔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아침부터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야지' 하고 결심했어요."

남규리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

"진짜 감명깊었던 인터뷰가 있는데, 배우 틸다 스윈튼이 한 얘기에요. '나를 발가벗겨 대문 밖에 던져놔도 나를 지킬 수 있어야 자유다'라는 말이었죠. 제가 공부한 건 남이 훔쳐갈 수 없고 경험으로 부딪혀서 배운 건 완전히 다른 얘기라 생각하거든요. 최근 이효리 선배님이 졸업식 축사에서 '많이 부딪히고 깨달아라'라고 얘기했잖아요. 제 능력을 키우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 같아요."
한국일보

남규리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하이어랭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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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좋은 에너지


"저도 모르게 잘못한 게 있으면 반성하고 절에도 가는데 마음이 경건해지더라고요. 인문학 서적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봤는데 내가 겪는 일은 다 뜻이 있고 나중에 되어서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해맑게 산 것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쟤는 왜 저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저는 에너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나쁜 스위치를 끄고 좋은 쪽으로 가려고 하죠. 끌어당김과 영혼에 대해 공부하고 일기를 매일 쓰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거 같아요."

마음이 아팠던 시간들

"여배우들에게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요.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혼자 공항에서 있다가 집에 왔죠. 그때 작가님이 불러서 '너는 그냥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라고 하시더라고요. 작가님은 알고 계셨던 거 같아요. 그때는 그 말이 뭔지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어요. 사실 전 제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연기를 할 때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감독님이 비주얼적으로 보이길 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못생기게 나와도 연기가 돋보이길 원했는데, 얼굴이 잘 나온 컷만 나가서 운 적도 많죠. 머리를 자르고 다크서클도 그려보고 했는데 아직은 저를 한꺼풀 벗겨줄 작품을 못 만난 거 같아요."

남규리의 실제 성격

"전 어릴 때부터 밖에서 많이 뛰놀았어요. 친척 오빠들이랑 경운기 타고 시골 장터 가서 만화책도 보고 게임하고 골목에 앉아서 동전 쌓아놓고 오락하고 그랬죠. 방학 때마다 시골에 가서 개구리랑 여치도 잡고 고추밭에도 가고 냇가에서 빨래하고 수영하고 놀았어요. 좀 남자 같은 성향이 많은데 '피타는 연애'를 촬영하면서 자아를 찾았죠. 북한 여자 역할인데 액션도 해야 했고 캐릭터가 남성성이 강해서 유년 시절의 제가 떠오르더라고요. 아부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가끔 선배들에게 아양 떠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해요. 한때는 사회성이 제로였죠. 그래도 나쁘게 살진 않았으니까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던 듯해요."

인생은 희극

"제 인생은 희극이에요. 우리 가족은 흥이 많아요. 엄마도 흥이 많으시고 아빠는 좀 선비 같은 스타일이긴 해요. 가족들이 목소리가 크고 다 웃긴 편이죠. 형제는 언니 둘과 남동생이 있어요. 사 남매인데 집안 형편이 좀 어려웠어요. 어릴 때 콩 한쪽도 나눠먹었고 방 한 칸에 여섯 식구가 살 때도 있었죠. 그러다 보니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가족애가 강해요. 힘들게 산 시절 때문에 애틋함이 있는 거 같아요. 저보다 두세 살 많은 언니들이 저를 키워주기도 했고요. 가족들과 행복하고 싶어요.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꽉 채워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답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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