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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으로 투병하다 절친과 남편의 불륜에 충격받고 목숨까지 잃은 여인 강지원(박민영)의 과거 회귀 2차 인생살이 복수극은 내내 흥미진진했다. 그 사이, 기대하지 않았던 발견도 있었다. 'MZ쾌녀'로 불린 신예 배우 최규리(24)다. 그녀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강지원의 후배인 U&K 마케팅팀 사원이자 남자주인공 유지혁(나인우)의 동생인 유희연 역을 맡아 솔직·당당한 태도로 명랑·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사연 많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톡톡 튀는 최규리의 희연은 상큼한 활력소가 됐고, 그녀는 'MX쾌녀' '인간 비타민' '파워EEEE MZ 재벌녀'로 불리며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최규리가 어찌나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는지, 편견없이 털털하고 꼬인 곳 없이 밝은 희연이 곧 최규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 느낌이 제대로였는지, 아니면 최규리가 여전히 역할에 빙의 중이었는지, '내남결' 종영을 맞아 만난 최규리는 드라마에서 희연이 튀어나온 것 같은 착각을 안겼다.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문답 이상의 감정을 듬뿍 드러낸 그녀를 몇 번이나 "희연씨"라고 잘못 불렀다.
최규리는 "저를 희연이랑 비슷한 캐릭터로 봐주신다"면서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친근하게 다가와주시는데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렇게 알아봐주시는 것이 처음"이라고 활짝 웃었다.
그는 "희연이가 MZ쾌녀이기는 하다. 저와 100% 똑같지는 않고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사이다 발언까지 똑같지는 않다"고 했다. "텐션 높고 사람 좋아하는 건 비슷하지만, '아니다' 라고 당당히 말할 성격까지는 못 된다"면서 "성격이 바뀌기도 했다. 희연이를 연기하다보니 조금씩 동화되는 부분이 있다. 이젠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바뀐 게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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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라 웹툰은 눈도 '이만'하고 희연 표정이나 대사가 만화라 재밌게 읽히는데 합류하고 나니 걱정이 좀 됐어요. 전 사람인데 만화 느낌을 살리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포인트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감독님과 작가님이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목소리가 크고, 웃을 때 시원한 걸 살리면 극에 활기를 불어넣지 않을까. 나중엔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왔는데, 잘 담아주신 것 같아요."
제작진에 공을 돌린 셈이지만, 굵직한 사건에 휘말려 깊은 감정을 연기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신예가 혼자 통통 튀며 분위기를 책임지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 찰나의 타이밍을 잡아 리듬을 살리는 코미디라면 더더욱. 찰떡같이 희연 캐릭터를 그려낸 최규리가 더 돋보이는 대목이다. 최규리는 이번에도 선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선배들은 감정연기를 해야하는데 제가 분위기를 띄워야 하다보니까 처음엔 부담이 됐어요. 그런데 워낙 현장이 재미있었어요. 언니오빠가 노련하시니까 카메라 돌아갈 땐 몰입하다가도 저를 챙겨주시고, 저도 막내란 느낌을 톡톡히 받았어요.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언니 언니오빠 앞에서 재롱을 떨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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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현장에 선물을 종종 가져오셨어요. U&K 직원들에게 선물도 주셨는데 정말 '사회생활은 강대리님처럼'이에요. 감동이 컸어요. 쉬시는 날엔 고추김치를 담아서 다 주셨는데, '언니 도대체 언제 쉬시는 거에요' 하니 '못 수어' 하시더라고요…. 극중에서 제가 언니를 '은인님'이라고 하는데, 그 말을 차용해서 언니에게 '은인'이라고 해요. '언니가 은인이에요' 2023년 가장 잘 한 일이 언니랑 드라마 촬영한 일이라고 했어요.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짜 진실의 입으로 말씀드리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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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라인 상대였던 이기광은 사실 '우상'이나 다름없는 존재. 최규리는 "비스트 시절부터 친구들이 팬이었다. 대본리딩 현장에서 봤을 때도 '내 연예인이다. 아이돌이다' 했는데 실제 촬영까지 실감이 안 났다"면서 "젠틀하고 나이스한 분이라 연기도 잘 받아주고 평상시에도 잘 챙겨주셨다. 그래가지고 더 좋아가지고 재밌고 신나게 했다"고 귀띔했다. "꽉 닫힌 행복 결말은 아니지만 틈 사이로 보면 살짝 열린 문 같은" 둘의 엔딩도 너무나 좋단다. 시원시원한 드라마의 결말은 말할 것도 없다.
"마음에 들어요. 모든 악의 근원을 물리치고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사이다 결말. 고구마가 다 시원하게 내려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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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가서 할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나니까 저는 미련이 안 남았어요. 되려 거기서 보니 공부를 재밌어하는, 공부가 적성인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저는 공부보다 재밌는 걸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도 저를 꺽지 못하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잘 찾아보라 믿어주셨어요. 뭔가에 꽂히면 파는 스타일이거든요.
19살에 처음 연기학원에 등록하고 넉달 뒤에 한예종 입시를 봤어요. 붙을 거란 기대 없이 준비했는데 1차를 붙고 나니까 '이건 최종까지 가야해' 해서 더 열렬히 팠죠. 학교에선 오기를 갖고 죽어라 노력하는 모습을 봐주셨어요. 백지처럼 칠하기가 좋다고, 잠재력을 봐주신 것 같아요. 동기들이랑 교수님 찾아가서 왜 뽑으셨냐고 여쭤본 적이 있거든요. '쥐뿔도 없지만 가르치자는 마음으로 뽑았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로 첫 손에 꼽은 이는 할리우드의 대배우 메릴 스트립. 최규리는 "배우 이전에는 유엔 사무총장을 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어린 마음에 세상에 이바지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나보다"며 "배우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배우의 길을 걸으면서도 그럴 수 있겠다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메릴 스트립은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늘 새로운 캐릭터로 변모하면서도 배우의 인권, 여성의 권리에 대해 발언하는 용감하고도 당당한 분 같다. 여러 모로 좋아하는 사람이자 배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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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웃음을 머금은 채 동그랗고 커다란 눈을 몇 바뀌 굴리며 고민하던 그는 감사하다는 말만 몇 번을 했다. 수상소감을 연상시킨 최규리의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사랑스러워서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인터뷰 마무리를 갈음한다.
"'내남결'을 재밌게 봐주신 모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희연이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 작가님 피디님 노고를 함께한 많은 스태프에게 감사합니다. 저에게 있어서 '내남결'은 인생의 전환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어요. 배우로서 긴 호흡 하면서 많이 배웠고, 많은 것 배울 수 있게 해주신 언니 오빠들에게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저 칠칠맞고 덜렁거리는데 챙겨주신 매니저, 스타일리스트께도 감사해요.
수많은 도움을 받아서 희연이라는 작은 역할을 완성시킬 수 있었어요. 희연이를 아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드라마에서 맛보신 사이다를 일상에서도 맛보시면서 꽃길 걸으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고 활기차고 힘찬 2024년 보내면서 모두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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