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한 손흥민(왼쪽)과 이강인이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손흥민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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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불거진 '탁구 게이트' 논란의 중심에 있던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막내 이강인의 갈등이 봉합됐다.
이강인이 최근 영국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고개를 숙이자, 손흥민이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했다. 지난 7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후 14일,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서 일주일 만에 이뤄진 화해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강인은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 다음 경기를 위해 탁구를 치지 말라고 경고하던 손흥민에게 반기를 들어 축구 팬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이강인은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축구 팬들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답게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같은 날 SNS에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나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성한 글을 올렸다.
이강인과의 다툼에 대해서는 손흥민도 사과 의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나도 내 행동이 잘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을 위해 내린 결정인 만큼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게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축구 팬들에게 이강인을 용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한다"며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를 계기로 더욱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극적인 화해에도 몇몇 축구 팬들은 "이강인이 광고 때문에 사과한 것 아니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를 했다" 등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 축구 팬들의 시선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을 찾고 있는 대한축구협회로 향하게 됐다. 지난 20일 새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정해성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는 21일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진행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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