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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손흥민과 이강인이 화해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 모두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 전에 벌어진 '대표팀 내분 사태'로 떠들썩했던 대한민국이다. 당초 이강인이 SNS에 사과를 했지만,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며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못했다. 선수들의 SNS는 악플로 가득 찼고, 이에 이강인도 또다시 사과했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SNS에 "안녕하세요, 이강인입니다.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라는 말로 사과문을 시작했다.
손흥민에게 사과하기 위해 런던까지 직접 찾아갔다. 이강인은 이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깊은 반성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중략)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라고 덧붙이며 앞으로 나아지겠다고도 말했다.
이전에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사과문보다 더욱 진심이 느껴지는 사과문이었다. 많은 축구 팬들도 이에 댓글로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항상 응원한다" 등의 긍정적인 답변을 달았다. 어린 선수의 진심 어린 사과에 악플보다는 힘을 주는 선플이 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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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준 손흥민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지지했다. 그는 이강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함께 입장문을 올렸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도 그랬다면서 이강인을 감쌌다. 손흥민은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이며 이강인에 대한 용서와 지지를 당부했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충분히 실수할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을 비롯한 대표팀 내 고참 선수들이 더욱 신경 쓰겠다는 발언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이러한 일이 생기게 한 것도 진심으로 사과했다.
아시안컵 충격 탈락 이후 대한민국 언론에 도배되었던 일이 잘 봉합되었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던 두 선수가 서로 사과하고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 어린 선수는 더 나아지겠다며 용서를 구했고, 주장은 고참 선수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 성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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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KFA)의 반성이 필요하다. 오늘 두 선수의 사과문이 업로드되기 전, 이강인은 국민들의 비난과 입에 담기도 힘든 온갖 욕설 등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리고 있었다. '탁구 선수'라는 조롱 섞인 비아냥도 있었고, 이강인의 가족들까지도 악플을 경험했다. 주장에게 대들어 팀 분위기를 망쳤다는 정당한 비판을 넘어서 인신공격과 같은 의미 없는 비난이 이어졌다.
KFA가 '선수 보호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FA는 당초 '대표팀 내분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이례적인 빠른 인정을 해버렸다. 정확한 사실 확인 후 입장을 조율하여 발표하는 일반적인 절차가 아니었다. 여론의 최전선에 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감싸야 할 협회가 오히려 나서서 이를 사실로 인정했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몽규 회장의 발언도 그동안 KFA가 보인 행보와 모순됐다. 그는 1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위르겐 클린스만의 경질을 발표하며 '선수 보호'를 부탁했다. 정몽규 회장은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고 또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럴 때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더욱 후벼서 악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례적인 빠른 인정으로 선수들에게는 큰 상처가 생겼음에도, 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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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마녀사냥'에 앞장섰던 팬들도 자신의 행동을 뉘우쳐야 한다. 물론, 주장에게 대든 이강인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준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보인 행동이었기에 책임은 더욱 크다. 하지만 건설적인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등은 없어야 하고 더욱이 가족들까지 건드리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두 선수가 모든 국민들 앞에서 훈훈한 마무리를 지은 만큼, 더 이상의 '마녀사냥'은 없어야 한다. 사건은 잘 마무리되었다 치더라도, 무심코 뱉은 말 한 마디가 남긴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수 있다.
클린스만의 경질, 손흥민과 이강인의 언쟁과 사과 등 그동안 대한민국 축구계는 너무나도 뜨거웠다. '선수 보호'에 실패한 KFA와 부정적 여론을 이끈 언론, 선수들의 '마녀사냥'에 앞장서 선을 넘은 악플을 작성하던 축구 팬들 모두 반성이 필요하다. 이번 대표팀 내분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한층 '성숙한' 축구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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