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4 (일)

"클린스만, 북한 경계해 파주 기피"…원래 '재택 근무' 하면서 북한 핑계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내 상주 거부에 대해 북한과의 근접성을 언급했다.

지난달 21일(한국시간) 슈피겔이 공개한 심층 인터뷰 기사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은 파주 NFC(축구국가대표훈련센터) 생활을 북한과의 근접을 이유로 싫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갖고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정 회장은 "축구대표팀을 운영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저와 대한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드린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형태 등에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부임했던 클린스만 전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직을 내려놓게 됐다.

지난해 2월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상주를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6월 A매치 이후 재택 근무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등지를 돌았고 국내에선 한국 상주를 하지 않자 비판 여론이 일었다.

여기에 목표로 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실패, 무엇보다 선수단 관리 소홀과 경기력 부재 등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며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앞서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15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전력강화위 회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전 감독 해임을 정 회장에게 건의했다.

황보 위원장은 당시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 거취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아시안컵 경기 관련해선 (요르단이)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팀에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국내 체류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는 자체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보 위원장은 "아울러 감독 거취에 대해 보고하겠다"며 "(전력강화)위원회에선 클린스만 전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교체가 필요하는데 전반적인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은 "노트북이 내 사무실이다. 나는 새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이다. 유럽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캘리포니아 집으로 돌아가 열흘정도 머문다"라며 "얼마동안 나타나지 않으면 한국 언론이 찾기 시작한다. 그러면 제리(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홍보담당자를 부르는 애칭)가 메시지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슈피겔은 나아가 "클린스만은 파주에서 잔느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파주에 대해 클린스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독재자 김정은과 그의 어둠의 왕국에 대한 북한 국경과 가까운 점"이라고 소개했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과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회장을 '우군'이자 자신을 지탱해줄 지지 기반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과 한국 대표 기업 중 한 곳인 현대가 영향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거다. 엄청난 일"이라고 표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 회장을 어떤 존재로 보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등지에서 여러 차례 클린스만 전 감독과 만난 마르크 후여 기자는 "클린스만은 현대가와 정 회장에 대해 열광적인 태도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라고 덧붙였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 시절 서울 용산역 인근 호텔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겔은 "클린스만은 '정 회장의 사무실이 용산역에 있다'며 자신의 숙소에서 '5분 거리'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회장의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용산역에 있다.

십수 년간 클린스만 전 감독과 수 차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후여 기자는 독일을 지휘할 때도 그가 대표팀 일정이 끝나면 캘리포니아의 자택으로 돌아가 비판이 거셌다고 전했다.

당시 클린스만 전 감독의 '우군'은 독일 현대사의 거인으로 평가받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로 알려졌다. 실제로 메르켈 전 총리는 최근까지도 클린스만 전 감독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첫 동독 출신 여성 총리로 16년을 재임한 메르켈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특별공로 대십자 훈장 수여식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초청했다.

당시 메르켈 전 총리는 "클린스만 전 감독이 너무 자주 캘리포니아에 간다고 알려졌던 초창기부터 격의 없이 함께했고, 한 번도 서로 연락이 끊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메르켈 전 총리가 처음 취임한 당시 독일 대표팀 감독이었다.

슈피겔은 "어려운 시기에는 곁을 지켜줄 동맹이 필요하다"고 서술하며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정 회장이 이런 존재라고 강조했다.

엑스포츠뉴스


또한 매체에 따르면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맡게된 배경에는 정 회장의 지분이 컸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를 두고 '우연적'이라고 표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과 정 회장의 첫 만남은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부터였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아들이 미국 대표로 이 대회에 참가했고, 정 회장과 안면을 텄다.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한국-브라질의 16강전(1-4 패)이 끝난 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여하고 있던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에게 "감독을 찾고 있냐"고 물었다. 오랜만에 만난 정 회장에게 농담조로 건넨 말이었다.

그러나 슈피겔은 정 회장이 클린스만의 말을 다소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날 두 사람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때 클린스만 전 감독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몇 주가 지나자 정 회장에게 연락이 왔다. 그 이후로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설명이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지난해 3월 국내 취재진에 이와 유사한 부임 과정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정 회장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과정 등 세부 경위는 따로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직접 선임 과정을 공개하면서 정 회장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엑스포츠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