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공석이 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자리에 지한파 감독으로 유명한 스티브 브루스(63)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이 연결됐다.
영국 언론 미러가 20일(한국시간) 브루스 감독이 공석이 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언론은 "브루스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와 연결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을 떠난 뒤, 그는 휴식기를 갖고 있지만 이제 잉글랜드 밖에서 감독직을 찾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브루스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브루스가 한국에서의 관심을 인지하고 있고 그에게 어필이 되는 자리다. 그는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여러 구단들의 명단에 있다. 그는 자신의 옵션을 고려하고 있고 수주 안에 대화를 가질 것이다. 그는 감독직 복귀를 원하고 자신의 커리어에 좋은 다음 단계를 위해 해외에서의 감독 생활을 바라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 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갖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정 회장은 "축구대표팀을 운영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저와 대한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드린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형태 등에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부임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직을 내려놓게 됐다.
앞서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15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전력강화위원 회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 해임을 정 회장에게 건의했다.
황보 위원장은 당시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아시안컵 경기 관련해선 (요르단이) 준결승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 팀에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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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는 자체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보 위원장은 "아울러 감독 거취에 대해 보고하겠다"며 "(전력강화)위원회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교체가 필요하는데 전반적인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1년 전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정 회장은 아시안컵 준결승 종료 뒤 열흘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날 나타나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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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독 선임을 위해선 물러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먼저 선임하는 것이 순리지만, 당장 차기 감독 후보군이 먼저 떠도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국내 감독직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이번에 첫 해외 감독으로 브루스가 거론된 것이다.
브루스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이끌던 당시 맨유의 중앙 수비수이자 주장이었다. 1부리그 260경기와 프리미어리그 149경기를 소화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등 굵직한 커리어를 남겼다.
이후 자신이 은퇴한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브루스는 허더스필드, 위건, 크리스탈 팰리스, 버밍엄, 선덜랜드, 헐시티, 애스턴 빌라, 셰필드 웬스데이, 뉴캐슬, 그리고 웨스트브롬위치까지 주로 빅클럽보다는 잉글랜드 중소 규모의 구단 감독을 지휘했다. 대표팀 감독 경력은 단 한 번도 없다.
특히 브루스는 지한파 감독으로 유명했다. 2008-2009시즌 위건 감독으로 그는 조원희를 영입했고 2009년 부임했던 선덜랜드 감독 시절 그는 지동원을 영입했다. 2019-2020시즌 기성용이 있던 뉴캐슬 감독으로 부임해 지도한 바 있다.
긴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브루스는 최근의 모습은 좋지 않다. 2022년 2월 챔피언십리그(2부)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감독이 됐던 그는 2022-2023시즌 성적 부진으로 팀이 22위까지 떨어지자 경질됐다.
축구대표팀은 당장 3월 하순에 2026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홈, 원정 일정을 치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선 2차 예선을 넘어야 한다.
정 회장은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아직 상의 된 바가 없다. 전력강화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서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축구계에선 한국인 지도자가 대표팀을 맡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손흥민-이강인 탁구 사건'에서 보듯 선수 간 혹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 소통이 절실하다는 의견 때문에 국내 감독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실제론 대한축구협회의 재정 문제 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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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클린스만 사단의 위약금을 물어주는 것조차 대한축구협회 스스로 어려움을 겪어 정 회장이 힘을 보태야 하는 실정에 다시 해외 지도자를 선임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여기에 천안축구센터 건립 자금도 펀딩받아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올라 300억원을 대출받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해외파 감독이 후보군에 올라도 당장 대한축구협회가 연봉을 포함한 제반 비용을 감독 및 사단에게 당장 다시 맞춰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브루스는 자신이 한국에서 관심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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