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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물가와 GDP

냉기도는 미국경제…물가충격 지수하락은 이틀새 만회 [뉴욕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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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눈 폭풍이 몰아쳐 타임스퀘어에서 한 남성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2024.02.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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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이틀만에 물가쇼크 충격을 극복하면서 연이틀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흘전 잃었던 지수를 이틀에 걸쳐 거의 다 만회한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348.85(0.91%) 오른 38,773.12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9.11포인트(0.58%) 상승한 5,029.73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47.03포인트(0.3%) 올라 지수는 15,906.17에 마감했다.

최근 부진했던 테슬라가 6% 가까이 치솟으면서 200달러 고지 회복을 눈앞에 뒀다. 메타도 2% 중반 상승했고, 웰스파고는 7%대 상승을 구가했는데 규제당국이 2016년 허위계정 스캔들 제재를 해제한다는 소식이 도움이 됐다.

화요일 물가쇼크로 인해 치솟았던 국채수익률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주가지수에 여유를 가져왔다. 미국 국채 10년물 벤치마크 수익률은 전거래일보다 3bp 이상 내린 4.23%대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 여파에도 꿈쩍하지 않던 지난 연말을 지나 1월 들어 다소 수축 조짐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증시에 기대를 안겼다. 1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다소 크게 줄면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화요일에 불거졌던 물가상승도 사실 대부분이 고금리 유지에 따른 주거비 상승 요인이 주요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시 투자자들은 오히려 상반기 금리인하가 다시 가능할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경제가 어느 정도 침체되는 분위기를 보여야 긴축완화 카드를 중앙은행이 꺼낼 수 있어서다.

B라일리 자산운용의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적당히 더 높았던 소비자 물가지수(CPI)로 인해 시장이 너무 크게 반응을 보였다"며 "과도한 지수하락을 남은 한주 내내 되돌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월 들어 경제에 냉기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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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비력이 지난 12월 쇼핑시즌 이후 올들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소매판매 지표가 전월비 0.8% 감소해 당초 전문가 예상치 0.3%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계정 조정을 거쳐 전월보다 0.8% 줄어든 700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자동차를 제외해도 매출이 0.6%나 감소해 예상치 0.2% 증가를 0.8%p나 하회한 셈이다. 매출은 전년비로는 0.6% 증가에 그쳤다.

화요일인 13일에 나온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와 결부하면 미국 경제에 근래 예상치 못한 급속한 침체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1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비 0.3% 상승했고, 전년비로는 3.1% 증가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4%, 전년비 3.9%나 올랐다. 에너지 비용은 꺾인데 반해 식품과 주거비 등 생활필수재 가격이 더 오른 탓이다.

필수재 물가가 계속 오르니 지난 쇼핑시즌을 뒤로 하고 1월부터 가계지출을 새로 설계하려는 입장에서는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다. 1월 소매판매 가운데선 특히 건축자재와 정원 상점 매출이 4.1% 감소해 부진했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집수리비 지출을 연기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잡화점 매출도 3% 감소했고, 자동차부품·소매업체는 1.7% 감소했다. 반면 레스토랑과 주점은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침체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개발도상국 수준의 성장을 구가했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꺾이지 않으면서 정책 입안자와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저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지난해 4분기 지출은 2.8% 증가했으며, 경기 침체에 대한 광범위한 예측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이 2.5% 성장했다.

눈 쌓인 1월에 미국 경제에 한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까지 노동시장에서의 충격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날 노동부는 2월 10일로 끝난 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총 21만2000건으로, 전주보다 8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인 22만건 보다 낮았다.


미국 집값은 왜 꺾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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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LD" sign hangs in front of a house in Vienna, on the day the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 issues its Pending Home Sales for February report, in Virginia/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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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물가쇼크를 일으킨 주거비 부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상승은 미국 주택시장의 수요 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은행 UBS는 이러한 추세는 적어도 향후 10년간 계속될 거라고 진단했다.

UBS 전략가 나디아 로벨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구입 전성기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공급을 계속 초과하고 있다"며 "이 흐름이 앞으로 10년간은 주택 시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택 공급이 조만간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가운데 수요만 계속 늘고 있어 가격이 오르는 것을 어쩔 수 없다는 의미다.

로벨은 "공공주택 건설업체들이 매우 보수적인 자본 규제책을 유지하고, 현재 주택 소유자들의 대다수가 지금보다 훨씬 낮은 모기지 금리에 묶여 있다"며 "주택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 부족은 줄어들 기미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고금리 인하가 아니고서는 현 주택시장의 수급은 풀릴 수 없다고 본다. 올해 금리가 인하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져야 구매자들의 경제성이 나아져 매매가 활발해질 거란 의미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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