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는 장바구니 물가에 ‘가성비 PB’ 덕봤다…지난해 12% 성장

씨유 제공

지난해 고물가 영향으로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일부 가정간편식 제품은 일반 제조사 상품 매출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를 통해 오프라인 소매점 6500곳의 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 1년간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피비(PB) 상품은 유통업체가 자체 브랜드로 생산해 소비자 가격을 낮춘 상품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롯데 온리프라이스, 지에스(GS)25 유어스 등이 대표적이다.

조사 결과 국내 피비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1.9% 성장에 그친 전체 소비재 시장 성장률보다 6배가량 높았다. 식품 부문이 12.4%, 비식품이 7.4% 각각 증가했다. 대한상의는 “조사 기간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성비 높은 피비 상품 구매가 늘고, 그중에서도 소비자들이 식료품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즉석국·탕·찌개 등 가정간편식(HMR) 관련 피비 상품 매출은 일반 제조사 브랜드 매출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즉석 국의 경우 편의점에서는 피비 매출 비중이 82.2%였고,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도 각각 69.1%, 51.9%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대비 피비 상품 비중이 가장 큰 오프라인 업태는 대형마트(8.7%)였고, 이어 기업형슈퍼마켓 5.3%, 편의점 4.1% 순이었다. 피비 매출 증가율은 편의점이 19.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형마트 10.3%, 기업형슈퍼마켓 5.7%였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시장에서 피비 상품 비중은 4%가량이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럽의 경우 경제 저성장기에 실속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자체 브랜드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도 최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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