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꼴 ‘음주사고’ 피해
“생명에 큰 위협” 탄원서 제출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들이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지난 3일 음주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안모씨에 대해 엄정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탄원서를 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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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와 시민 1500명이 음주운전 사고 엄벌을 촉구했다. 도로가 일터인 배달 라이더들은 3명 중 1명꼴로 음주운전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강남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에 대한 엄정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1500장을 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4시40분쯤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50대 배달 라이더가 음주운전 승용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2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배달 라이더를 치어 숨지게 해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의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됐다.
배달 라이더들은 음주운전 사고에 특히 취약하다.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설 연휴 동안 배달 라이더 39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3.3%가 음주운전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사고의 66.7%가 오후 10시~오전 5시 사이에 일어났다.
응답자의 56.4%는 일을 하다가 음주운전자를 발견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한 배달 라이더는 “(운전자가) 술집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더니 차 시동을 거는 걸 봤다”고 했다. “차가 갈지(之)자 주행을 했다” “차가 교차로 한가운데 서 있어 가보니 술에 취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등 제보도 이어졌다.
라이더유니온지부는 ‘라이더 음주운전감시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행을 하면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적극 신고하겠다는 것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장은 “음주운전에 관대한 문화는 라이더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다른 차량은 주간 사고가 많은데, 밤에 일하는 법인택시와 이륜차는 음주운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남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벤츠’ ‘여성’ ‘DJ’ ‘반려견’ 등 자극적 키워드로만 소비하면 ‘음주운전’이라는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 지부장은 “이번 사건 하나 때문에 1500명의 탄원이 모인 게 아니라, 그간 음주운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것에 대한 라이더와 시민들의 분노가 모인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로 음주운전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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