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나 소셜미디어에 의한 한반도 정보왜곡 차단의 중요성 보여줘
'연평도 포격'으로 잘못 소개된 멕시코 군-갱단 충돌 영상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 달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살벌한 이미지'라는 스페인어로 된 글과 함께 1분 분량 짧은 동영상 게시물이 올라왔다.
1월 초 수백 발의 포 사격을 도발한 북한군 관련 언론보도 내용인 줄 알았던 게시물 영상에는 그러나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폭탄 소리를 듣고 황급히 몸을 대피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간간이 등장하는 차량에는 이국적인 형태의 번호판이 달렸고, 전체적인 풍광도 한국이라고 보기엔 힘들었다.
엘솔데멕시코 등 현지 매체를 보면 당시 멕시코에서 악명 높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갱단원들은 간부 체포에 반발해 난동을 부렸고, 이에 대해 군 당국은 강력한 진압 작전을 수행했다.
한국에 있는 누군가 작성한 것 같은 뉘앙스를 주려는 듯 보였다.
불안한 자국 치안을 한반도 내 상황으로 묘사한 이 황당한 영상에는 "한국은 아직 위험한 나라"라는 식의 댓글도 달렸다.
다만, 대체로는 "한국에서도 스페인어를 쓰나요?"라거나 "한국에 라틴풍 주택이 있는지 몰랐다"고 지적하며 가짜뉴스라는 점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 있었다.
문 열린 북한 해안포 |
30만명 가까운 이들이 이 영상을 시청했을 정도로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 상황은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에서 관심을 갖는 한국 관련 주요 뉴스 중 하나다.
최근엔 K팝과 K드라마 열풍으로 한국 문화 또는 한국 화장품 등에 대한 소식이 발 빠르게 전달되지만, '북한'과 연계된 키워드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러다 보니 '정전' 중인 한국에서의 안보문제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각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라는 억측이 낳은 해프닝이라는 뜻이다.
이는 역으로 멕시코라고 하면 한국에서 적지 않은 이들이 '웬만해선 가면 안 되는 위험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은연중에 내비치는 것과 유사하다.
실제 멕시코 살인 범죄율의 경우 라틴아메리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긴 하지만, 치안 상황은 지역별 편차가 있는 편이다.
한편으론 외국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 의한 정보 왜곡을 막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방증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다행히 이번엔 온라인 내 자정 기능이 일부 작동했지만, '멀리 있는 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 전달 가능성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경계 대상이기 때문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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