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한국 넘어 유럽ㆍ북미 시장까지
게임 다변화 나선 韓 게임사에 위협...캐시카우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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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법으로 강제하면서 국내 게임사 실적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게임을 중심으로 안방 시장을 외국 업체들에게 내주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6일 모바일게임 순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조이넷게임즈가 출시한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버섯커 키우기’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매출 기준 1·2위를 차지했다. 버섯커 키우기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 라이징,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니케 등 국내외 대형게임사의 대작 게임을 밀어내고 장기간 양대 마켓에서 상위권 자리를 꿰찬 것이다.
지난 한해를 통틀어 보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해였다.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리니즈 시리즈와 유사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산 인기 게임 상당수가 세부적인 설정과 테마만 조금씩 다를 뿐, ‘페이투윈’(Pay to win) 요소와 극한의 이용자 간 대전(PvP), 변신 카드 등 리니지 시리즈의 특징과 시스템을 최대한 벤치마킹해 만든 게임이 하나의 장르처럼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과금체계에 대한 불만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이 ‘착한 과금’을 내세운 중국산 게임이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놓고 보면 ‘버섯커 키우기’외에도 지난해 출시된 퍼스트펀의 캐주얼 슈팅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과 센추리 게임즈의 전략 게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호요버스의 ‘원신’ 등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구글 플레이 기준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 11위권까지 안착했다. 즉 상위권에 4개 게임이 모두 중국산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과거 중국 게임 업계는 한국과 일본 등 해외 선발 주자의 게임을 모방한 게임을 토대로 중국 현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자국 내 게임산업에 대해 규제에 나서면서 중국 게임사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자국 규제 완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중국 게임업계는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텐센트 출신 등 베테랑 개발진들이 설립한 중국 ‘게임 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이 대표적이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액션 게임 ‘오공’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중국판 다크소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을 받았는데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Gamescom)에 출품됐을 당시 높은 퀄리티와 비주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게임의 부상은 최근 PC·콘솔로 플랫폼을 다변화에 나선 국내 게임업계에도 ‘도전’이자 ‘위협’이다. 게임 업계가 전반적으로 장기적인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게임사들의 캐시카우였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제동 장치 마련으로 수익 저하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도 페이투윈식의 게임을 넘어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게임들을 개발하고 싶어한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게임개발을 위해서는 탄탄한 수익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수익원이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이 토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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