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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과 들었다가 놨다"…과일 체감물가 왜 이렇게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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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5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의 한 상점에 사과와 배가 진열돼 있다. 2024.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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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과일 물가가 치솟고 있다. 과일 가격은 지난해 기상 악화와 수확기 탄저병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작황 부진에 시달리기 전 주요 과일 가격이 비교적 낮게 형성됐다는 점도 체감물가를 높였다. 정부는 할인행사 지원 등을 통해 물가관리에 나섰다.

5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소비자물가지수는 150.21로 전년동월 대비 56.8% 상승했다. 지난달 배 소비자물가지수(135.30)도 같은 기간 41.2% 올랐다. 사과와 배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물가관리 우선순위에 올려둔 품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과 농가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챙겼다.

사과와 배 가격이 치솟은 건 작황 부진 때문이다. 기상 악화와 탄저병 등의 영향으로 사과와 배의 생산량은 각각 30.3%, 26.8% 감소했다. 대체 과일이라고 할 수 있는 감의 작황 역시 좋지 않았다. 사과와 배, 감 생산량이 동시에 줄어든 건 유례없는 일이다. 과일 수요가 많은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월 사과와 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95.81과 95.83으로 기준점(100) 이하였다. 2022년에는 사과와 배의 월별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매달 하락세를 유지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꾸준히 떨어졌던 과일 가격이 지난해 봄·여름부터 오르기 시작하자 장바구니 물가가 더 오른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과일 물가 잡기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인 5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축산물 30% 할인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100억원의 관련 예산을 추가로 배정했다. 사과와 배의 전년동월 대비 가격 상승률을 한자릿수로 관리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소매 가격만 봤을 땐 어느 정도 정부 계획대로 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일 사과(후지·상품) 소매가격은 10개 기준 2만4925원으로 1년 전보다 9.7% 올랐다. 관련 가격은 지난달에 2만5000~2만9000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지원 등 할인가격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소매가격 인상률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와 차이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통계청 조사에선 정부의 할인 지원과 대형마트 등의 회원 할인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 소비자물가 조사는 보편적 할인의 경우에만 가격에 반영한다"며 "물량이 한정된 할인 등은 소비자물가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할인된 가격 역시 예년 수준과 비교할 때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 등 장바구니 물가의 비상등은 유지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사과와 배 등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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