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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사과 한 팩 2만5천원…‘장바구니 물가’ 4개월째 10%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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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일 오후 서울 용산용문시장의 한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 사과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56.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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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지며 국제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는 터라 정부도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 상승률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본다. 설 연휴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는 14%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6개월 만의 2%대 복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4%에서 8월 3.4%로 반등한 뒤 5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간 바 있다.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은 3.2%였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건 석유류 가격의 하락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은 5.0% 내리며 소비자물가를 0.21%포인트 끌어내렸다. 전기료 동결과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이 줄어든 것도 물가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신선식품지수는 14.4% 상승하며 4개월째 10%대 이상 상승률을 보였다. 이 지수는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신선과실·채소·어개(생선·해산물) 등 55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이나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이나 마트에서 직접 마주치는 품목이 많은 터라 ‘체감 물가’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과일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지난 1월 신선과실 가격 상승률은 28.5%에 이른다. 2011년 1월(31.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과와 배는 56.8%와 41.2%씩 비싸졌고, 귤도 39.8%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사과, 배 등의 작황이 좋지 않았고, 귤 등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물리면서 과실 물가가 수개월째 높게 유지되고 있다. 향후에도 기후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전체 소비자물가도 다시 반등할 여지가 있다. 중동 정세 불안 탓에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실제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배럴당 93달러에서 거래된 이후 지난해 12월엔 77.3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최근에는 다시 뛰어오르고 있다. 원유 값은 도입 시간 등으로 국내 석유류 제품값에 2주 남짓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순차적으로 공산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정부도 조만간 다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가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유가 불확실성이 커졌고,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물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률이 둔화되어 연간 기준으로 2.6%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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