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 만나는게 일인데…”
계파 색채 뚜렷할수록 불안감
여성 의원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A 의원은 “열다섯 남학생의 위력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방범카메라 영상을 보고 무력감을 느꼈다”면서 “남성 보좌진과 24시간 내내 같이 일정을 소화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B 의원은 “정치인 피습이 잇따라 발생하니 너무 무섭다”며 “방검 조끼와 장갑, 방검용 목 패드, 페퍼 스프레이 등 당장 구매 가능한 호신용품 리스트를 작성해 주문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경기 수원정 국민의힘 예비 후보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출마 선언 후 학교 연구실에 협박 쪽지가 왔다”고 내용을 공개하며 “배 의원 일이 남 일 같지 않다”고 했다.
계파 색채가 강한 의원일수록 테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그동안 상대편을 비판하는 강한 논평을 많이 냈는데, 솔직히 불안한 면도 있다”며 “앞으론 발언 수위를 좀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반 의원의 경우 경찰의 경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모방 범죄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가 더욱 크다. 경찰청 훈령은 평시 경호 대상을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무총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4부(府) 요인’ 등으로 제한한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이후 국민의힘·민주당 대표에게는 경호팀을 붙이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여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은 오는 29일 경찰청 현안 보고를 받고,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 전현희 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장과 여야에 국회 차원의 특위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경찰은 일단 배 의원 사건을 계기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해서도 경호팀 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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