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해외 스타 소식

美 영화 ‘웡카’ 정정훈 촬영감독 “관객 설득에 성공하면 판타지도 현실이 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23일 화상 간담회에 참석한 정정훈 감독.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티모시 샬라메가 이렇게 유명한 배우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현장에서 굉장히 성실하게 임했어요. 샬라메가 일을 하는 것만 보면 대스타이기보단 잘 아는 동생 혹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래서 모두 좋아하는 배우구나 깨달았습니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23일 가진 화상 간담회를 통해 미국 할리우드 신작 ‘웡카’에서 샬라메와 작업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정 감독은 오는 31일 개봉 예정인 ‘웡카’에서 촬영감독으로 작업했다.

영화는 무일푼의 소년 윌리 웡카가 자기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장주인 웡카가 전 세계에서 당첨된 다섯 명의 아이를 공장으로 초대하는 이야기를 그린 팀 버튼 감독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의 프리퀄이다. ‘듄’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샬라메가 웡카로 변신해 노래와 춤 실력을 뽐낸다.

헤럴드경제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정 감독은 ‘웡카’를 작업한 경험에 대해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어서 한 명 한 명을 담는 것이 즐거웠고, 누구 한 명을 집을 수 없을 정도로 카메라로 보는 배우들이 모두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티모시에 대해선 “어느 앵글에서 얼굴을 잡아도 그때 그때마다 여러가지 모습을 보게 되는 배우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 촬영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요소로 ‘설득력’을 꼽았다.

정 감독은 “영화 특성상 화려한 판타지 요소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최대한 믿을 수 있을지, 이야기에 동화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뒀다”며 “눈에 띄는 영상미 보단 사실적으로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거대한 광장 세트에서는 물론, 영국 세인트폴 대성당이나 옥스포드 등 유명 지역 곳곳에서 촬영됐다. 그러나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촬영이 여간 쉽지 않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그는 “야외 촬영이 많았는데 날씨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며 “영국의 날씨가 굉장히 변화무쌍해서 어떻게 하면 장면을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Matt Kennedy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 감독은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신세계’(2013), ‘아가씨’(2016) 등 국내 유명 작품에 참여한 뒤 지난 2013년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를 계기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출신 촬영 감독 중 최초로 미국촬영감독협회(ASC·American Society of Cinematographers)의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가 할리우드에 진출한 지 8년 만이다. ASC에 가입하기 위해선 일정 이상 수의 작품 경력이 있어야 하고, 3명 이상의 회원 추천이 필요하다.

그는 ASC 회원에 된 소감에 대해 “더 이상 이방인 촬영감독이 아니라 미국에서 일하는 촬영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며 “촬영 현장에서 매 컷 찍을 때마다 쓰는 슬레이트에도 항상 제 이름 옆에 ASC 마크가 쓰여져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영화 작업에서 촬영감독의 능력 면에서 순수하게 평가해준 것 같다”며 “촬영이 특별히 모나지 않게 미술과 분장과 잘 어우러진다 말을 들었을 때가 기분이 가장 좋았다”고 전했다.

지난 8년 간의 할리우드 생활은 그에게 결코 수월한 시간은 아니었다. 특히 언어는 여전히 일상 생활에서 쉽지 않은 숙제다. 그러나 정작 영화 현장에선 언어가 큰 장애물이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다.

정 감독은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이 동료들과 같으면 언어가 달라도 크게 상관이 없다”며 “의견이 다른 경우엔 서로의 언어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작품 자체를 이해해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많이 노력한다”고 했다.

그는 좋은 한국영화가 있으면 작업하고 싶다면서도 당분간 할리우드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가족들이 이 곳에 있고, 여러 작업도 여기서 많이 이뤄지고 있어요. 이왕 칼을 뽑은 김에 미국 할리우드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남들이 부러울 정도로 일을 해보고 싶어요. 그러면서 중간 중간에 한국영화도 하고 싶네요.”

ren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