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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투입 대신 민생물가 낮춘다" 단통법 폐지 카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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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규제 개혁 분야 민생토론회 관련 사후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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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일명 '단말기 유통법(단통법)' 폐지를 공식화한 것은 대규모 기업투자를 막는 킬러규제와 더불어 민생분야 규제 개혁에도 속도를 내 '투 트랙' 규제해소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재정투입이나 감세정책에 못지 않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접 규제를 걷어내 가계부담을 덜고 국정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담겨있다.

정부는 22일 오전 서울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 다섯번째, 생활규제 개혁'을 진행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단통법 폐지 공식화 △도서정가제 개선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한 생활규제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이동통신사 등의 휴대전화 보조금을 제한해 과열 경쟁을 막고 그 과실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하지만 이통3사의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불어나고 대당 200만원을 넘나드는 고성능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되레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늘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서정가제와 대형마트 휴일 영업규제 역시 소상공인 보호 목적보다는 소비자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을 늘렸다는 '규제 부작용'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정부가 단통법 등 생활규제 개혁에 속도를 내는 것은 대규모 재정투입이나 추가 감세 정책처럼 재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국민 체감도는 높은 정책카드이기 때문이다. 단통법과 도서정가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모두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넘게 운영해 온 시장규제임에도 본래 규제 목적 달성보다는 소비자의 부담과 불편을 유발했다는 평가를 받는 규제들이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단통법 등) 이처럼 효용성이 없고 차별적인 규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며 "규제 혁파로 경쟁을 촉진해서 민생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것이 무작정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민생을 제대로 보살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하반기경제정책방향에서 직접 '킬러 레귤레이션(규제)'라는 용어를 만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 정부는 출범 전후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해소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혀온 데다 대통령이 직접 규제해소를 주문하며 규제해소는 여러 국정과제 중 전면으로 등장했다.

이에 국조실 등 정부 부처는 즉각 '킬러규제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규제 발굴과 해소에 착수했다. 당시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는 대표적 킬러 규제로는 △과도한 화학물질 신고 및 관리부담을 지운 화확물질 관련법 △소규모 사업장에도 구분없는 처벌조항을 적용하는 중대재해처벌법 △의무휴업일을 일괄적으로 지정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항 등이 꼽혔다.

정부는 킬러규제와 더불어 민생에 직접 영향을 주는 생활밀착형 '민생규제' 해소도 착수했다. 오래 전 기준을 그대로 유지해 최근 현실에 맞지않으면서도 국민 불편을 유발하는 규제를 걷겠다는 것. 최근 국조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권고한 '건강기능식품 개인간 재판매' 허용 역시 민생규제 해소 작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이번 규제 개혁을 통해 가격경쟁 도입으로 기존의 시장왜곡을 바로잡는 한편 유통질서 정상화의 혜택이 가계 지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둔 시점에서 물가억제과 가계부담 경감 등 '민생'이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이번 발표에선 규제해소를 통해 정권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읽힌다.

다만 이번 규제개혁방안이 모두 법 개정 사안으로 정부 단독 추진이 어렵고 국회 협조를 구해야한다. 4월 총선 이후 결과에 따라 원구성과 정부-국회 협의 등 과정을 고려하면 제도 시행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기선 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사후 브리핑에서 "(법 개정)관련 사항은 아마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 구체적인 상황은 의견을 수렴해 나가면서 방안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민생토론회 발표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의지를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두에 말씀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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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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