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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문책성 교체 아니다" 이기제 신뢰 계속된다…이제는 보답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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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클린스만호의 왼쪽은 이기제(수원 삼성)가 계속 책임져야 할 공간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른다. 앞서 바레인을 3-1로 제압한 한국은 이번 경기를 통해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대표팀의 분위기는 아주 좋다. 아시안컵을 준비하며 패배를 모르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바레인전을 포함해 A매치 7연승으로 고공행진을 달린다. 무패 질주도 9경기로 늘었다. 클린스만호는 경기를 거듭하며 자신감을 한껏 고취시키고 있다.

출발이 조금 어려웠던 바레인전을 비교적 여유있는 스코어로 잡으면서 기세가 더 살았다. 간혹 진땀은 흘리더라도 공격진에서 해결해준다는 믿음을 확인했다. 대회 전부터 빅클럽 주전들이 포진한 한국의 창은 출전국 최고로 여겨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행보를 보여주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의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강인, 울버햄튼 원더러스 이적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황희찬까지 최전방에 힘이 확실하게 실렸다. 이를 증명하듯 이강인이 첫 경기부터 멀티골을 터뜨렸고, 유럽파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도 득점에 성공했다.

한번 터지면 무섭게 득점하는 공격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관건은 수비다. 대표팀은 바레인전에서 아찔한 상황을 꽤 허용했다. 결국 바레인에 골을 내주면서 지난해 9월 웨일스전부터 7경기째 이어오던 무실점 행보가 끊겼다. 후방 불안함이 가중된 데 왼쪽 수비의 경쟁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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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예상대로 왼쪽 풀백으로 이기제를 기용했다. 이기제는 클린스만호가 출범하고 부동의 주전 수비수다. 클린스만호가 지난해 치른 총 10번의 A매치 중 9경기에 출전했다. 이중 6번은 풀타임이었다. 사실상 아시안컵을 준비한 10개월의 준비 과정에서 왼쪽 수비수로 이기제를 가장 많이 기용했다.

선발 출전은 당연한 접근이었다. 문제는 이기제의 실전 감각. 이기제는 지난해 9월 말부터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없었다. 수원 삼성이 K리그2로 강등되는 상황에서도 주전 입지를 잃었다. 시즌 종료까지 벤치에도 앉지 못하던 이기제였기에 실전 감각 저하를 피할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가 극복해주길 바랐다. 스스로도 걱정이 많았다. 카타르에 입성해 출장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걱정을 했다. 계속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불안감을 이기려 안간힘을 썼다.

그래서 바레인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어야 했는데 3개월 동안 뛰지 못한 문제만 고스란히 드러냈다. 어김없이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이기제는 아쉬움 가득한 52분을 소화했다. 공수 어느하나 합격점을 주기 힘들었다. 킥력이 장점인데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시도조차 못했다.

수비 덕목인 볼 경합에서도 바레인 공격수에 시종일관 패했다. 6번 볼 경합에서 한 차례만 볼을 따냈다. 상대와 경합에서 밀리니 자연스레 파울이 늘었다. 총 4개의 반칙을 범했고 그중 한 번은 옐로 카드로 이어졌다. 침착성도 떨어졌다. 경고를 한 장 가진 상황에서도 후반 돌파를 당하자 손으로 잡아챈 장면에서는 퇴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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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이기제는 1-0으로 앞선 후반 6분 패스미스로 바레인에 공격권을 내줬고 이어진 상황에서 공격수를 놓치면서 동점골을 내줬다. 실점 직후 클린스만 감독은 바로 김태환(전북현대)으로 교체했다. 김태환이 들어가면서 설영우(울산HD)가 왼쪽 수비수를 대신했다.

이기제에게 실망해 교체했다는 분석이었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은 "경고 누적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기제를 교체했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의 성향이라면 문책성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베테랑인 이기제가 퇴장 걱정을 안겼다는 점도 가볍게 볼 대목은 아니다.

감각이 좋지 않은 이기제지만 요르단전도 선발 가능성이 크다. 대안이 없다. 같은 포지션의 김진수(전북 현대)가 비로소 축구화를 신고 훈련을 시작했지만 바로 출전할 상태는 아니다. 설영우(울산 HD)를 왼쪽으로 보내고 김태환(전북 현대)을 오른쪽에 기용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김태환이 18일 훈련에서 종아리 통증으로 훈련에서 열외됐다. 근육 문제라면 선발 기용하더라도 풀타임 소화가 어렵다.

후방 조직력을 생각해서도 이기제 카드가 안정적이다. 클린스만호는 전날 주전 골키퍼 김승규를 부상으로 잃었다. 김승규는 자체 게임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확인했다. 곧바로 소집해제 해 조기 귀국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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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오래 호흡을 맞춰왔던 주전 골키퍼가 빠지는 만큼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는 더 많은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적다. 최대한 기존 멤버들로 익숙한 플레이를 주도할 수 있다.

결국 이기제가 이겨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본 장점을 발휘해야 정상을 향한 질주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국내 소집 훈련을 시작으로 이라크, 바레인전까지 이제는 감각이 올라올 때도 됐다. 믿음에 보답할 때는 요르단전이다.

요르단의 강점은 속도다. 특히 측면이 강하다. 장지현 스포티비(SPOTV) 축구 해설위원은 "요르단은 공격진들 능력이 상당히 우수하고, 미드필더와 윙백들도 좋은 선수들로 짜여져 있다. 단순한 패턴이기는 하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우리가 소유권을 잃고 실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기제가 바레인전에서 스피드에 열세를 보였기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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