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할머니 학대한 영국 요양원 직원들 |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의 요양원에서 지내는 치매 할머니의 몸에 멍이 든 것을 수상하게 여긴 손녀들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직원들의 폭행 장면을 잡아내 법적 처벌을 받게 했다고 B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니엘 힌슬리 자매는 잉글랜드 중부 울버햄프턴 지역의 요양원에 있는 89세 할머니의 행동이 평소와 달라지고 얼굴과 손목에 멍이 든 것을 본 뒤 2020년 2월 방에 카메라가 설치된 액자를 넣어놨다.
할머니는 혈관성 치매를 앓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부쩍 불안해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무서워했다.
대니엘은 아마존에서 액자 카메라를 구입하고 그 안에 본인, 동생, 할머니의 사진을 넣어서 요양원 방에 가져다 뒀다.
이후 확인한 나흘 분량 영상에는 할머니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학대받는 장면이 찍혔다.
직원들은 할머니를 놀리는가 하면 다리를 공중에서 들거나 얼굴을 꼬집고 베개로 때렸다.
대니엘은 "영상을 보고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할머니는 대부분 벌거벗은 채였고 혼란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자매는 증거를 요양원 관리자와 경찰에 가져갔다.
결국 할머니를 폭행한 혐의로 30∼40대 요양원 직원 4명이 작년 말 징역 4개월이나 6개월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대니엘은 "코로나19 전이었기 때문에 매일 할머니를 만나러 갔고, 상태를 일찍 파악할 수 있었다"며 "할머니가 작년 10월 돌아가실 때까지 집에서 모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상이 없었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도 없고 입증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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