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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깨끗이 정리된 창고, 누가 하나 봤더니…동화같은 장면 찍혔다

조선일보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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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깨끗이 정리된 창고, 누가 하나 봤더니…동화같은 장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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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일스의 빌스 웰스에 사는 로드니 홀브룩(75)의 자택 창고에서 쥐 한마리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애니멀뉴스에이전시

영국 웨일스의 빌스 웰스에 사는 로드니 홀브룩(75)의 자택 창고에서 쥐 한마리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애니멀뉴스에이전시


영국 웨일스에서 작은 쥐 한마리가 밤사이 창고를 정리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9일(현지시각) 영국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웨일스의 빌스 웰스에 사는 전직 우체부 로드니 홀브룩(75)은 최근 자택 마당 창고에서 자신이 정리하지 않은 물건들이 정리된 것을 여러번 목격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던 홀브룩은 창고에 야간 투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에서 볼 법한 놀라운 장면이 촬영됐다. ‘라따뚜이’는 2007년 만들어진 픽사 애니메이션으로,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쥐가 요리를 못하는 청년을 도와 음식을 만드는 내용이다.

흑백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작은 쥐 한 마리가 작업대에 놓여있는 드라이버, 빨래집게, 전선, 볼트와 너트 등을 입에 물고 상자 안으로 집어넣는 모습이 담겼다.

이 쥐에게 ‘웨일스의 깔끔이 쥐’라는 별명을 지어줬다는 홀브룩은 “처음에는 밖에 뒀던 새 먹이가 창고 안에 있던 낡은 신발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쥐가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쥐의 창고 정리는 거의 두 달간이나 계속됐다고 한다. 홀브룩은 “내가 물건을 꺼내놓으면 100번 중 99번은 쥐가 밤새워 정리해 준다”며 “상자에서 물건을 꺼내면 아침까지 제자리에 정리해주기 때문에 나는 이제 창고를 치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웨일스의 빌스 웰스에 사는 로드니 홀브룩(75)의 자택 창고에서 쥐 한마리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애니멀뉴스에이전시

영국 웨일스의 빌스 웰스에 사는 로드니 홀브룩(75)의 자택 창고에서 쥐 한마리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애니멀뉴스에이전시


이같은 영상이 실제로 검증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2019년에도 영국 브리스틀에서 물건 정리를 하는 듯한 쥐의 모습이 목격된 바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시 찍힌 영상에서도 한 마리 쥐가 새 모이 상자 안에 나사와 체인 등을 넣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병뚜껑, 열쇠, 보석 등 반짝거리는 물건을 자기들 굴 안에 모아두는 습성이 있는 쥐들이 재미를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또 특이한 방식으로 둥지를 만드는 행동일 수도 있다고 다른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쥐가 창고 정리를 매우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왔다.


쥐의 채집 행동을 연구하는 브리스틀 대학교의 메건 잭슨 박사는 “이 쥐는 정리가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 않은 데다 홀브룩이 매일 물건을 다시 전에 있던 자리에 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이 행동을 반복한다”며 “의미 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이 쥐가 어떤 식으로든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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