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고령 타자 기록 세워도, 최형우가 곧 경신할 것"
추신수와 기쁨 나누는 김강민 |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추신수(41·SSG 랜더스)는 누구보다 김강민(41·한화 이글스)의 이적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팀의 최고참이자 2024시즌 주장으로 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터라 김강민을 향한 그리움을 꾹 누른다.
추신수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김강민'이 화두에 오르자 "SSG에서 지내는 동안 강민이가 늘 옆에 있었다. 강민이가 다른 팀에서 뛰는 걸, 상상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는 2021년 SSG와 전격 계약했다.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SSG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은 추신수의 KBO리그 적응을 도왔다.
2022년 SSG가 통합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카메라에 잡힌 김강민과 추신수의 진한 포옹은 SSG 구단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하지만,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지명됐다.
SSG 팬들은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명단에 넣지 않은 구단에 아쉬움을 표했다. SSG 후배들도 동요했다.
추신수는 "나도 정말 아쉬웠다. 후배들과 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팀을 위해서는 이런 분위기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우리는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려야 한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하니까, 아쉬움은 뒤로하고 2024시즌 랜더스를 위해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다독였다.
인터뷰하는 SSG 추신수 |
추신수와 김강민이 2024시즌 현역으로 뛰는 게 확정되면서, 올해 후반기에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타자 최고령 기록의 주인이 외국인 호세 펠릭스(전 롯데 자이언츠·등록명 호세)에서 한국 선수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KBO리그 타자 최고령 기록은 모두 호세가 보유하고 있다.
호세는 2007년 5월 10일 SK 와이번스(현 SSG)와의 경기에 출전해 홈런을 쳤다.
당시 호세의 나이는 42세 8일이었다. '42세 8일'은 KBO리그 최고령 타자 출장, 안타, 홈런 기록이기도 하다.
1982년생 7월 13일에 태어난 추신수는 2023년 10월 17일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교체 출전해 안타를 쳤다.
현재 추신수는 41세 3개월 4일에 KBO리그 경기에 출장해 타자 최고령 출장 7위, 최고령 안타 5위에 올랐다.
홈런은 지난해 9월 27일에 쳐, 41세 2개월 14일로 KBO리그 최고령 3위다.
추신수보다 생일이 두 달 느린(1982년 9월 13일) 김강민은 KBO리그 타자 최고령 출장 9위(41세 1개월 4일), 안타 8위(41세 25일), 홈런 11위(40세 7개월 20일)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 7월 21일에 42세 8일이 되는 추신수는 이후 그라운드에 서는 순간, 호세를 넘어 KBO리그 타자 최고령 출장 신기록을 세운다. 7월 21일 이후에 홈런과 안타를 치면, 이 부문 최고령 기록의 새 주인이 된다.
김강민은 9월 21일 이후에 출장하고 안타, 홈런을 치면 호세의 기록을 넘어선다.
두 달 먼저 태어난 추신수가 2024시즌에 꾸준히 출장하면 김강민이 만들 기록은 '최고령 2위'가 된다.
하지만, 김강민은 2024시즌 뒤 그라운드를 떠나는 추신수와 달리 '은퇴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
2025시즌에도 김강민이 현역 생활을 이어가면, 그는 꽤 오랫동안 타자 최고령 기록을 보유할 수 있다.
투런홈런 때린 최형우 |
추신수는 개인 기록을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내 마지막 시즌은 정말 팀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깨지지 않는 기록은 없다"는 자신의 철학도 개인 기록을 욕심내지 않는 이유다.
추신수는 "올해 내가 최고령 기록을 세워도 (1983년생) 최형우가 곧 기록을 경신하지 않겠나"라며 "다른 팀(KIA 타이거즈) 선수지만, 최형우를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최형우가 마흔에도 좋은 기량을 유지한 덕에, 다른 베테랑들도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한 살 어린 최형우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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